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바다에 연구 시설을 설치, 산성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BBC제공
과학자 250명 8년 프로젝트
‘바이오애시드’ 연구 보고서
산업혁명이후 산성화 26%↑
해양생물 절반 부정적 반응
어린 생물이 성체보다 민감
대구 등 12분1로 줄어들수도
인간의 이산화탄소(CO2) 방출에 의한 바다 산성화가 모든 해양 생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250여 년 동안 바닷물 산성의 세기는 26%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독일의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250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해 진행해온 ‘바이오애시드(Biological Impacts of Ocean Acidification·BIOACID)’ 프로젝트는 8년에 걸친 연구 결과물들을 종합해 내놓을 보고서에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BBC방송 등이 23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바이오애시드 프로젝트 아래 이뤄진 바다 산성화에 관한 약 350개의 연구 결과물을 집대성했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다음 달 독일 본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연례회의에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 대상이 된 해양 생물의 거의 절반이 이미 나타난 바다의 완만한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이끈 독일 GEOMAR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의 울프 리베젤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산성화는 모든 해양 생물에 정도는 다르지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산성화에 대해 일반적으로 따뜻한 바다의 산호가 차가운 바다의 산호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개와 달팽이들이 갑각류들보다 더 민감하다”며 “어린 단계 생물들이 성체보다 더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서양 대구, 섭조개, 불가사리, 바다 성게, 익족류 등이 어린 단계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성체에 이르는 새끼 대구 수가 지금의 4분의 1 또는 12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일부 생물은 산성화의 영향을 덜 받기도 한다. 따개비는 산성화에 민감하지 않았고 탄소를 광합성에 사용하는 조류 같은 일부 식물들은 오히려 산성화로 혜택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흡수되면 바닷물과 반응해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를 떨어뜨리는 산성화 현상이 발생한다. 현재 지구 해수면 표면의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는 8.1의 약알칼리성이다.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시작될 무렵 8.2였던 점을 감안하면 산성의 세기가 26% 강해졌다는 의미다.
리베젤 교수는 “한 유기체가 산성화로부터 직접적인 해를 입지 않더라도 서식지의 변화 또는 먹이 사슬의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바다의 산성화에 따른 변화들은 기후변화, 오염, 해변 개발, 남획, 농업 비료 등으로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북해, 발트해, 북극해, 파푸아뉴기니 등에서 현장 연구를 하고 일부는 실험실 연구를 병행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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