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통치‘태국의 아버지’ 푸미폰 前국왕 장례식 시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태국 국민이 24일 방콕 왕궁 인근에서 장례식 행렬을 기다리며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영정을 들고 애도하고 있다. AP뉴시스

서거 1년 맞아 5일간 진행

70년 동안 태국을 통치해 온 ‘태국의 아버지’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장례식이 25일 시작되면서 태국 전역은 슬픔에 잠겼다. 검정 옷을 입은 태국 국민은 서거 1주기를 맞아 이날부터 5일간 진행되는 장례식을 보기 위해 장례식장인 방콕 왕궁 주변에서 며칠째 밤을 지새우며 푸미폰 전 국왕을 애도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5일간의 장례식은 이날 오후 5시 30분 불교 의례인 축원 의식으로 시작하며, 장례식은 푸미폰 전 국왕의 아들인 마하 와치랄롱꼰 현 국왕이 이끈다. 방콕 왕궁 인근에서는 장례식을 보기 위해 모인 국민이 긴 줄을 선 채 밤낮을 보내고 있다. 국왕 장례 행렬이 지나는 도로변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줄을 선 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장례식을 보기 위해 태국 남부 사툰 지역에서 기차를 타고 방콕으로 왔다는 말리 수피타는 “정부가 방콕으로 직접 올 수 없는 국민을 위해 지역 곳곳에 임시 애도 공간을 마련하긴 했지만, 국가를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한 그를 더 정성스럽게 보내드리기 위해 왔다”며 “길에서 잠시 머무르는 건 전혀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5일간의 장례식 중 하이라이트는 오는 26일 진행되는 다비식(불교식 화장)과 행렬로, 시신을 운구하는 10m가 넘는 높이의 ‘왕실 전차’와 군인 5000여 명, 왕족과 정부 관료, 고위 승려 등이 진행하는 행렬을 보기 위해 약 20만 명의 시민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전 국왕의 시신은 대형 화장 시설에 안치된 뒤 이날 오후부터 화장되며, 왕궁 주변에서는 무용·음악 행사 등이 진행된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