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부실검증’ 조국, 국정감사에 불참키로

靑방침 놓고 與野 충돌 불가피
국민당도 ‘洪자진사퇴’ 돌아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이어 국민의당도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청와대가 11월 6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조국 민정수석을 출석시키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홍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부실 검증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검증 책임자 격인 조 수석의 불참은 야당의 반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도 민정수석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업무 특성상 (국회에) 불출석하는 게 관례”라며 “민정수석 업무 관련 질의에 대해 상급 책임자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답변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방침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전달했고, 여당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에서는 운영위 국감 기관증인으로 채택된 조 수석을 반드시 출석시켜 부실 인사 검증 책임을 추궁할 계획이어서, 이 같은 청와대의 방침을 놓고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대책회의에서 “청와대 인사라인이 검증 과정에서 홍 후보자의 재산 관련 논란에 대해 다 봤다고 항변하지만, 도대체 무슨 일을 이런 식으로 했다는 말이냐”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홍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홍 후보자에 대해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국민의당도 ‘사퇴 촉구’로 돌아섰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홍 후보자는 위선의 극치, 청와대는 모순의 극치를 보여줬는데, 청와대는 인사 추천과 검증 관계자들을 전면 교체하고 홍 후보자 본인도 부끄러움을 알면 즉시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홍 후보자에 대해 이날도 공식적으로는 방어막을 쳤지만, 내부적으로는 ‘국민 정서법 위반’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홍 후보자와 관련해 일부 왜곡되거나 호도되는 부분이 있다”며 “국세청에서도 분할 증여를 권유하고 있는데 이게 문제라면 분할증여를 없애야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한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핵심 관계자는 “홍 후보자가 실정법보다 무서운 국민 정서법을 위반한 측면이 있다”며 “홍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해명하리라 보지만 힘에 부친다면 청문회 전이라도 스스로 (사퇴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하·김병채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