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性 무장한 캠리 가속에 ‘즉각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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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토요타의 간판이자 중형세단의 대명사 캠리가 8세대 신형 ‘뉴 캠리’로 돌아왔다. 캠리는 편안한 승차감과 실용성, 40년에 걸쳐 검증된 내구성의 대명사다. 하지만 ‘전례 없는 변화’를 타이틀로 내건 뉴 캠리는 기존 캠리의 장점에 안주하는 대신 차체 뼈대(플랫폼)부터 디자인, 엔진까지 싹 뜯어고쳤다. 이 때문에 국내시장에서는 기존 하이브리드차 이미지와 상반된 ‘와일드 하이브리드’를 표제로 내걸었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한눈에도 젊어졌다. 넓고 낮은 자세로 무게중심을 낮춘 것은 물론, 흡사 고래수염을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 날카롭게 펼쳐진 헤드램프 등으로 부드러운 인상의 전작과 달리 공격적인 느낌이다. 휠베이스(앞·뒤차축 간 거리)를 50㎜ 늘리고 탑승 자세를 낮춘 덕에 실내는 훨씬 넓어졌다.

시동을 걸자 하이브리드차 특유의 들릴락 말락 하는 엔진음과 함께 차가 움직였다. 초반 부드러운 주행감은 가속페달에 발을 얹자 사라졌다. 기존 캠리 하이브리드가 전기차(EV)모드 주행거리를 최대한 늘려 연비를 높이는 데 집중했던 것과 달리 뉴 캠리 하이브리드는 엔진이 저속에서부터 적극 개입해 속도계 바늘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2.5ℓ 가솔린엔진(최고출력 170마력)에 전기모터(120마력)를 더해 일반 내연기관차를 능가하는 시스템 최고출력 211마력의 힘을 토해냈다.

크게 달라진 점은 탄탄해진 주행감이다. 새 TNGA 플랫폼을 사용해 차체 강성이 30% 향상되고 저중심 설계가 적용됐기 때문인지 굽은 코너가 이어진 국도를 내달릴 때도 한쪽으로 쏠리는 일이 거의 없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반응이 한층 빨라지고 예민해졌다. 토요타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차답게 연비 역시 빼어났다. 특별히 연비에 신경쓰지 않고 100㎞가량 달렸는데도 공인연비(ℓ당 16.7㎞)를 웃도는 ℓ당 17.7㎞의 실연비를 보였다. 바람 소리, 노면 소음은 거의 없지만 가속 시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귀에 꽤 거슬렸다. 가격은 4250만 원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