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자의 난’ 탓… 油價, 29개월만에 최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텍사스·브렌트油 3%대 급등
빈 살만 왕세자 원유減産 지지
세계 각국 금리인상 빨라질 듯

국제 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 숙청 사태에 3%대 급등세를 보이며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우디의 권력 다툼으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 국제 유가 상승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각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및 금리 인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종가보다 배럴당 1.71달러(3.1%) 상승한 57.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5년 6월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3.54% 오른 배럴당 64.27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 6월 이후 최고가다.

투자자들은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가 이끄는 반부패위원회가 지난 4일 왕실 내 왕권 경쟁자와 반대파로 분류되는 왕자와 전·현직 장관 수십 명을 부패 혐의로 전격 체포하고 6일 이들의 계좌와 자산을 동결키로 함에 따라 한동안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한 곳인 사우디의 정치 불안으로 국제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를 강력하게 지지해온 빈 살만 왕세자가 권력을 쥐게 될 경우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OPEC과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은 내년 3월까지 시한을 정하고 감산을 이행하고 있는데 사우디 등은 이를 내년 말로 재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RBC 캐피털마켓은 “왕세자가 OPEC을 통해 생산량 감축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며 “권력 기반을 다진 이후 유가 시장이 강세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 방송은 “역사적으로 사우디 정국이 혼란해질 때마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분석, 사우디에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날 경우 한 달 후 국제 유가가 2.7%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