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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時評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7일(火)
지방분권 핵심은 ‘지방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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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권 경제평론가 前 자유경제원장

文정부 로드맵 ‘분권 원리’ 모호
소방관의 국가공무원化 곤란
균형 악화해도 ‘경쟁 발전’ 중요

진정한 분권 출발은 財政분권
‘권한과 책임’ 원칙 엄정히 적용
敎育도 이양해 선택권 넓힐 때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방분권의 로드맵에는 ‘국가 균형발전’이란 용어도 보인다. 지방을 분권하면 ‘지방 균형발전’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문 대통령은 또 소방의 날 기념사에서 “소방관을 국가공무원으로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소방 업무는 지방정부와는 무관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발언인 듯하다. ‘지방분권’이라는 국가 개혁 과제가 던져졌지만, 모든 게 분권과 관계없는 ‘무작위 정책’으로 치닫고 있다. ‘분권 원리’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다.

분권은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정부에 주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정부는 국방과 외교 등의 업무에 집중하고, 그 외의 서비스 업무는 지방정부에 넘기는 것이다. 분권이 경제 논리에서 우위를 갖는 이유는 ‘경쟁’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그야말로 독점 구조다. 지역민의 목소리에 민감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방정부는 지방정부끼리 경쟁해야 한다. 또, 단체장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선 지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방정부에 권한을 주면, 경쟁 원리에 따라 지방정부의 서비스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는 분권을 권력의 지방 이전이라고만 생각하는데, 분권의 뒷면에는 ‘책임’이란 막중한 원리도 작동한다. ‘권한과 책임’이 동시에 작동한다는 의미다. 또, 분권은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현재 자치단체장은 선거로 직접 선출되고, 지방공무원도 해당 자치단체에서 직접 뽑으므로 정치 분권과 행정 분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분권은 ‘재정 분권’에서 이뤄진다. 지방정부에서 마음대로 과세 및 예산 정책을 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자체는 지역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세출 구조를 결정해야 한다. 물론 특정 지역에선 세입보다 세출을 더 높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방정부도 얼마든지 빚으로 세출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은 세출 확대는 그 지역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 이것이 재정 분권에서 작동하는 ‘책임의 원칙’이다. 그래서 분권과 지방 균형발전은 서로 다른 개념이며, 오히려 분권함으로써 지역 균형발전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중앙정부의 계획에 따라 지방정부의 재정 구조가 결정됐다. 그래서 지방정부는 독립된 세입 및 세출 입법 권한이 없었다. 권한이 없는 만큼 책임도 없었다. 그래서 지방이 못사는 것은 중앙정부 때문이라는 원망도 가능했고, 떼쓴 만큼 중앙정부의 재원을 끌어 쓸 수가 있었다. 권한이 없다는 약점은 책임이 없다는 강점으로 보완된 것이다.

재정 분권의 핵심은 지방정부의 고유 재원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논의되고 있는 지방소비세·지방소득세 등을 포함해 지방정부의 독립적인 세목을 규정해야 한다. 세율도 지방정부가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줄 때가 됐다. 이 같은 세입 분권이 만들어지면 세출 분권이 동시에 주어진다. 지역의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집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재정 분권의 핵심은 ‘세입 한도 내 세출’이다. 이런 원리가 뿌리내리면, 비로소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개입할 이유가 없어진다.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세원 배분을 8 대 2에서 6 대 4로 바꾸자는 논의가 있다. 지금도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전되는 재원을 포함하면 5 대 5 구조다. 따라서 세입 내 세출이란 재정 분권을 실현하면, 외형적인 배분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

지역민에게 제공하는 지방정부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업무는 교육과 치안이다. 선거에선 그들이 제공 받는 교육 및 치안 서비스 수준을 다른 지역과 비교해 단체장을 뽑는다. 경쟁 원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소방 업무는 지방정부 일이므로, 지방공무원이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방마다 다른 소방관의 처우를 문제라고 지적했으나, 지역마다 다른 처우가 분권 원리에 더 맞는다.

분권이라는 국가 대개혁 구조에 교육도 포함시켜야 한다. 현재 교육은 지방정부가 아닌, 지방교육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교육을 정치 영역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명분이지만, 모든 정책은 어차피 정치적이다. 정치적이어서 나쁘다는 게 아니고, 권한과 책임의 원리가 작동하지 못하는 구조가 나쁜 것이다. 교육도 분권 구조에서 풀어야 한다. 차제에 교육정책을 지방정부로 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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