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방송법 개정놓고 ‘입법전쟁’ 開戰

‘KBS 사장·이사 선임과정서
여야 추천권 모두 배제’ 내용
한국당 자체 法 개정안 발표

민주당선“작년 발의안 고수”

자유한국당이 10일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정치권 개입을 배제하는 내용의 자체 방송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시절이던 지난해 당론으로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의 한판 격돌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이날 지방자치단체와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명망 있는 사회단체에서 추천하는 인사로 KBS 이사회를 구성하고, 사장 추천 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사장추천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강효상 한국당 수석대변인이 소속의원 20여 명과 함께 공동 발의했다.

한국당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은 독일 공영방송인 ZDF의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ZDF는 각 주 정부 대표 16인과 연방정부 대표 2인, 지방의회 대표 2인, 사회단체 대표 40인 등 총 60인으로 방송평의회를 구성해 전체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사장을 선임하고 있다.

한국당은 또 사장 임명과 관련한 의사결정에는 전체의 3분의 2 찬성을 요구하는 특별다수제를 명시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권이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려는 ‘방송 장악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여야 추천권을 모두 없애 국회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방송법은 KBS 이사회가 KBS 사장을 제청하도록 하고 있는데, KBS 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민주당은 공영방송 이사를 여야가 각각 7명·6명씩 추천토록 하고 사장은 이사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뽑는 특별다수제 도입을 골자로 한 자체 방송법 개정안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여야 이사진 비율이 7대 4와 6대 3인 KBS,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진 구성을 여야 7대 6으로 바꾸고, 사장 선임 방식도 현재의 다수결에서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바꿔 야당이 반대할 경우 사장을 선임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