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권 정부라더니… 탈북자 문제는 왜 일언반구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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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한반도人權변호사 대표

외교적 노력 다하고 있다 말뿐
강제북송 대처 前정부보다 미흡

“친(親)인권 정부라더니, 북한 주민 인권에는 관심이 부족하네요. 이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합의 때 탈북자 인권 문제는 일언반구 없고 경제 문제만 거론하더군요.”

김태훈(70·사진)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상임대표는 최근 잇따른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과 관련, 1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 이후 이에 대한 보복으로 수많은 탈북자를 강제북송해왔다”며 “지난 10월 31일 사드 합의를 하고 중국이 1년 3개월여 만에 경제보복을 풀기로 하면서 모처럼 양국 간 훈풍이 돈다고 하지만, 우리 정부는 강제북송과 관련해선 한마디도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미 7월 중순에 언론에 나온 바와 같이 한국행을 기도하다 잡힌 탈북민 가족 5명이 집단 자살하는 전례 없는 비극이 발생했고, 그 외에도 최근까지 무수한 재중 탈북민들이 체포돼 강제북송됐다”며 “심지어 한 탈북 여성이 중국 한족과 결혼해 3년 동안 동북 3성 인근에 살면서 한국에 올 생각조차 없었음에도 공안에 잡혀 북송 대기 중인 사례도 있는데, 탈북자를 겨냥해 일제 소탕령이 내려진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재중 탈북자들이 당장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말뿐”이라며 “이전 정부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강제북송과 관련한 현 정부 대처가 지난 10년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탈북자 강제북송에 대한 현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직무유기일 뿐만 아니라 법률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대한민국은 외국에 체류하고 있는 탈북자 보호 및 지원 등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할 의무가 있고, 북한인권법 제2조에서도 국가는 북한 주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 추구권을 위해 인권 보호 및 증진에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를 들어 “재중 탈북자 보호를 위해 우리 법이 2중 안전망을 갖췄음에도 우리 정부가 이에 걸맞은 노력을 다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보편적인 국제인권 규범에 따라 중국 정부에 강제북송 문제 해결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이 중국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