憲裁, 9개월만에 ‘9인 체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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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법재판관 취임
“소수자·사회적 약자 배려”

유남석(60·사진) 신임 헌법재판관은 13일 “다수결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헌법재판이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 재판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헌법재판관은 ‘모든 사람이 지닌 존엄성과 가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라’는 엄숙한 사명을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헌재는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9개월 반 가까이 비정상적인 8인 체제로 유지돼 오다 이날 유 재판관 취임으로 ‘9인 체제’로 복귀하게 됐다.

유 재판관은 특히 “겉으로 들리는 ‘큰 목소리’가 아닌, 각계각층의 ‘작은 목소리’까지 빠짐없이 경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재판관은 “헌법은 결코 추상적인 개념이나 논리만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닌,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삶의 경험, 가치관, 열정과 이성이 함께 녹아들어 작동하는 것”이라며 “변화하는 사회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경청하고 국민의 참된 의사와 시대정신이 어디에 있는지 항상 고민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9인 체제로 돌아온 헌재는 당분간 밀린 사건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재판관들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병역거부자 처벌 헌법소원 △낙태죄 처벌 위헌확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발표 위헌확인 등의 사건을 우선 심리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헌재 안팎에서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유 재판관이 10개월 뒤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이진성(61) 재판관이 내년 9월 19일이 임기만료일인 헌재소장 후보자에 지명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