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혈액제제·백신 분야 다국적 제약회사 수준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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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R&D 투자 2배로 늘려
팔로어→퍼스트무버로 가속

녹십자는 향후 ‘잘하는 분야’에 초집중해 제약업계 선도자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녹십자는 15일 주력 사업인 혈액제제와 백신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혁신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녹십자는 최근 5년간 연구·개발(R&D) 비용을 2배 정도 늘려 왔다.

녹십자는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을 R&D에 두고, 지난 반세기 동안 회사를 성장시켜온 혈액학과 면역학 분야의 약물 개발 기술을 토대로 바이오 신약과 차세대, 또 그 이후 세대의 혁신 혈우병 치료제, 면역항암제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 지금까지 녹십자를 포함해 국내 제약 기업이 다국적 기업을 따라가는 형세였다면, 이제 녹십자는 이미 잘하고 있는 분야와 이를 토대로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초집중해 더 이상 추종자(Follower)가 아닌 선도자(First Mover)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녹십자는 경기 용인시 R&D센터(사진)에서 약효 지속시간을 크게 늘린 차세대 장기지속형 혈우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미 기존 약물보다 약 1.5~1.7배 약효 지속시간을 늘린 혈우병 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고 있지만, 녹십자는 기존 약물 대비 약 3배 약효의 지속시간을 늘린 차세대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 약물의 개발속도는 다국적 제약사 제품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수준이어서, 앞으로 개발속도를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로 구성된 바이오 신약인 ‘GC1102’는 R&D 최종 단계인 임상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 약물 개발속도는 관련 약물 중 세계에서 가장 빨라 기대 또한 크다. 이외에도 녹십자는 바이오 업계 가장 뜨거운 관심사인 면역항암제 개발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면역항암제의 개발은 대부분 항체연구나 면역학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녹십자가 오랜 시간 동안 혈액제제와 백신 사업을 해오면서 축적한 연구 역량과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이미 잘하고, 또 잘할 수 있는 분야의 R&D에 집중해 시장 선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