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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정원 특활비 수사’ 형평성 논란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5일(水)
“朴·李·盧정부 특활비 다 조사… 근본적 제도개선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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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남재준(왼쪽 사진부터)·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각각 지난 8일과 13일, 10일에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뉴시스
- 전문가들 특단대책 촉구

“불법적 관행 척결 나서려면
정치권 별도기구 만들 필요”

檢 “불법은 불법” 수사 의지
“과도한 영장 남발” 비판도

盧정부때 의혹은 조사 안해
“적폐청산 앞세운 보복” 지적


“불법은 불법이니 처벌받아야 한다. 하지만 전직 국가정보원장 세 명을 연달아 포승줄에 묶으려 하다니, 국가정책이라는 걸 잘 모르는 아마추어들같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 참담하다. 역대 정권 전부를 수사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제도 개선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15일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들은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청와대 상납 의혹은 검찰 수사를 넘어 제도 개선을 통한 재발 방지책 마련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에서는 ‘불법적’ 관행에 대한 처벌과 함께 특단의 후속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검찰 수사는 자칫 정치 보복으로만 평가받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檢, “불법은 불법”= 14일 남재준·이병호 전 원장에 이어 15일 이병기 전 원장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은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40여억 원을 청와대에 상납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범죄라는 입장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는 손실액이 5억 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는 중형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납은 관행’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관행이라 해도 불법을 묵인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남재준 전 원장은 특수활동비 상납을 ‘시작’했고, 이병기 전 원장 재임 때 월 5000만 원이던 상납액이 1억 원으로 불어났으며, 재임 기간이 가장 긴 이병호 전 원장의 상납액이 가장 많다”며 “검찰에겐 누구는 넣고 누구는 뺄 수 없으니 셋 모두를 불구속 수사하거나 모두 구속 수사하는 선택지밖에 없었을 텐데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 전에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게 검찰 입장에서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보복·형평성 논란 일어 = 하지만 청와대의 요구에 응해 돈을 건넨 혐의로 전 정권의 국정원장 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과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사무총장은 “소위 ‘적폐청산’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전 정부에 대한 ‘분풀이’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번 국정원장 세 명 모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혐의가 분명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일종의 ‘이벤트성’이 짙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 제기된 노무현 정부 때 특활비 전용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엄상익 변호사는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특활비 상납으로 전 정부 인사들을 고발했는데 노무현 정부 때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에 줬다는 주장도 나오지 않았느냐”며 “아무리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해도 이에 대한 조사는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일국 한국자유총연맹 대변인은 “최소한 현재 수사가 특정 정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부터 이어져 온 관행이라면 전 정부에서 있었던 상납 내역도 어느 정도 조사는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단의 후속 대책 나와야”= 결국 잘못된 관행에 대한 척결 의지를 특단의 후속 대책으로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검찰 수사가 여의치 않을 경우 정치권이 합의해 별도 기구를 꾸려 역대 정권에서의 특활비 남용 방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전문가도 있다.

민병기·김리안·김현아 기자 mingming@munhwa.com
e-mail 민병기 기자 / 정치부  민병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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