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 앞둔 금융권 ‘낙하산 官治’ 우려에 전전긍긍

우리銀, 이번주 행장 후보 공표
농협은행도 정치권 외압에 촉각

최근 금융권이 수장의 임기 만료 또는 새 수장 선임을 앞두고 ‘인적(人的) 관치’ 가능성에 몸살을 앓고 있다.

CEO로서 달성한 실적으로만 보면 연임을 해야 하지만 ‘낙하산 투하설’이 돌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는 금융권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으며, 수장 교체를 목전에 둔 일부 기업은 낙하산을 막기 위해 기업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사례들도 등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일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을 압축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압축된 후보군 중에서 이르면 이번 주중 최종 후보를 낙점해 공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은행 임추위는 낙하산 행장 가능성이 우려되자 관료 출신을 배제하고, 사상 처음으로 헤드헌터 사를 통해 행장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우리은행 임추위는 내부 인사뿐만 아니라 외부 인사에 대해서도 문호를 열기로 해 낙하산 시비가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이날 차기 행장 인선을 위한 임추위를 처음 가동한 NH농협은행도 혹시나 날라올지 모를 낙하산 투하 가능성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3분기까지 순이익 5160억 원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을 이뤄낸 이경섭 현 행장이 실적과 실력으로만 평가할 경우 연임의 장애물은 없는 상태이지만 농협은행은 혹시나 전달될 수 있는 정치권의 외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농협의 특성상 NH농협금융지주의 계열사들은 정치권이 낙하산 투하를 시도할 경우 조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취약성이 있다”면서 “실적으로만 기업을 대우하지 않는 것이 현재 정부의 기류”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은행연합회도 오는 27일 차기 은행연합회장을 최종 낙점할 계획이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