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기로에 선 전병헌 “곡절 없길 바란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4일 오전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오늘밤 구속 여부 결정될 듯
“이 상황까지 온 것 납득 못해”
‘與野 균형 맞추기 수사’ 비판

수억 원대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문재인 정부 고위직 인사로는 최초로 구속 기로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24일 오전 10시 30분 전 전 수석의 구속영장심사를 했다. 전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전망이다.

전 전 수석은 심사에 앞서 법원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제가 검찰에서 충분히 소명했는데도 이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사실 납득하기 어렵다”며 “특별한 곡절이 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구속영장심사에서 최선을 다해서 다시 한 번 소명되고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혐의를 여전히 부인했다. ‘곡절’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검찰이 적폐 수사 과정에서 야당 정치인들이 대거 조사받는 상황이 되자 ‘균형 맞추기’ 차원에서 자신을 끼워 넣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전 전 수석은 앞서 검찰 수사에 대해 ‘논두렁 시계 같은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 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고가의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등 ‘망신주기’성 언론보도가 나온 것에 자신의 상황을 빗댄 것이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의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기류다. 구속영장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수수,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혐의 등이 적시돼 있다. 전 전 수석은 자신이 회장과 명예회장을 지내며 사실상 ‘사유화’한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3억3000만 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제공한 기프트카드 사용과 롯데가 소유한 제주도 고급 리조트 공짜 숙식 등 1000만 원 정도의 뇌물 수수 혐의도 있다. 전 전 수석은 협회 자금으로 국회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에게 1년간 월 100만 원가량을 주는 등 협회 돈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이미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출신 윤모 씨 등과 한국e스포츠협회 조모 사무국장 등은 같은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