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막내렸다… 한은, 기준금리 77개월만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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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1.50%로 0.25%P↑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0%로 인상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1.50%에서 0.25%포인트를 내린 이후 17개월간 이어진 초(超)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은 금리 인상은 2011년 6월 이래 6년 5개월 만이다.

지난 6월 이주열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깜빡이’를 켠 이후 5개월 만이다. 한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최근 경기 회복세가 확실하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속보치)를 기록했고 10월 이후에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2%로 올려잡았다. 이는 잠재성장률(연 2.8∼2.9%)을 웃도는 수준으로, 이 총재가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뚜렷한 성장세’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반면 가계부채는 올 3분기 말 기준 1419조 원으로,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반영되면 늘어나는 가계의 이자 부담만 2조3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돼 ‘이자 폭탄’이 우려된다. 대외적으로는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따라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금융불안 요인이다. 신흥국인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가 낮으면 자본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

이날 금통위에선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산업 경쟁력 약화와 내수경기 타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한은이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만용·황혜진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