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愛國이다>“소득성장은 땜질처방… 민간주도로 정책 전환을”

전문가들 진단

“지원만으론 성장지속 불가
규제개선·인프라 확충 필요”

임금과 복지를 늘려 ‘소득주도성장’을 이루겠다는 정부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평가가 늘고 있다. 규제 개선과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기업에 신사업 기회를 제공, 민간 주도형으로 성장 정책의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1일 정부와 학계 등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정부는 내년에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 등에 총 2조9708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린다는 정부의 뜻대로라면 적어도 2년간 올해와 같은 수준(16.4%)으로 인상해야 한다.

이 경우 2019년엔 2조9708억 원으로 끝나지 않는다. 2019년이 된다고 2018년 인상에 따른 부담이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추산으로는 매년 인상액에 따른 추가 지원금까지 더하면 향후 5년간 28조5233억 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윤재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얼마 동안 지원할지 모르겠다”면서 “정책의 성패는 지속 가능성에 달려 있으며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은 미래 불확실성만 높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줄어야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를 늘려 성장하겠다는 정책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 복지 예산은 13% 늘어나 총예산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됐으며 향후 복지 예산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진권 전 한국재정학회장은 “복지 팽창 예산을 소득주도성장으로 포장했지만 이해하기엔 허점이 많다”면서 “만약 복지를 늘려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면 이 세상에 빈국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 경제가 성장하려면 기업의 경제 활력이 높아져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20% 줄어든 17조 원 수준으로 책정한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4차 산업혁명, 스마트시티 등이 원활히 작동되기 위해서는 정부 역할인 인프라 시설 확충이 필수적이지만 오히려 정부는 SOC 예산을 줄여 나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만희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은 “자율주행차 주행이 가능한 도로와 주차장, 전기차 충전시설 등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투자가 계속돼야 (기업들이) 다른 나라에 앞서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