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가드 꿰차고… 두경민, DB 반란 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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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당 평균 15득점 맹활약
3점슛 경기당 2.4개… 2위에
‘반쪽’ 꼬리표 떼고 승승장구

올 시즌 자신에 ‘맞는 옷’을 입은 두경민(26·사진)이 꼴찌 후보였던 DB 반란의 선봉에 서고 있다.

두경민은 7일까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에서 팀이 치른 18경기에 빠짐없이 출전, 게임당 평균 15.0득점을 유지하고 있다. 득점 전체 16위이자 국내 선수 중에서는 KGC인삼공사 오세근(19.5득점)에 이은 2위다. 역대 최고 몸값인 9억2000만 원을 받은 KCC 이정현(13.4득점)에 앞선다. 2013∼2014시즌 프로에 데뷔한 뒤 가장 뛰어난 득점력. DB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하위권으로 분류됐으나 ‘슈터’로 변신한 두경민을 앞세워 14승 5패를 거두며 선두권을 맴돌고 있다.

두경민은 경희대 재학 시절 김종규(LG), 김민구(KCC)와 ‘삼총사’로 불렸다. 신인드래프트 당시 김종규가 전체 1순위, 김민구가 2순위, 두경민이 3순위였다. 경희대 시절엔 김민구가 경기 운영을 책임지는 포인트가드, 두경민이 슈팅가드였는데 프로에 입단한 뒤 두경민은 팀내 사정상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오갔다. 두 포지션 모두 애매했고, ‘반쪽’이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특히 포인트가드 두경민은 게임을 리딩하기엔 시야가 좁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2016시즌 3.5어시스트가 개인 한 시즌 최다 도움. 포인트가드로서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상범 감독이 DB로 취임하면서 두경민의 ‘색깔’은 분명해졌다. 이 감독은 두경민을 붙박이 슈팅가드로 기용했고, 덕분에 두경민의 득점력을 폭발하고 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의 에이스는 두경민”이라고 공언하면서 두경민에게 힘을 실어 줬다. 정확한 3점슛이 슈터 두경민의 주무기. 두경민은 경기당 3점슛 2.4개를 림에 꽂아 김동욱(삼성·2.5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3점슛 성공(44개)은 테리코 화이트(SK)와 함께 공동 1위다.

두경민은 또 꾸준하다. 18경기 중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것은 10월 25일 kt전이 유일하다. 부상 탓에 17경기 출전에 그쳤던 지난 시즌엔 6경기에서 한 자릿수 득점을 올리거나, 득점하지 못했다.

두경민이 슈팅가드에 올인할 수 있는 건 용병 디온테 버튼의 영향도 있다. 올 시즌 국내 무대에 데뷔한 버튼은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이 감독에게 가드로 투입되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 감독은 버튼에게 게임 조율을 맡겨 소원을 들어주면서 두경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용병술을 펼쳤다. 두경민은 “동료들의 패스가 좋아 슛하기에 편하다”면서 “시즌 개막 전까지 DB가 약체로 꼽혔지만, 시즌이 끝날 때엔 1위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