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레전설’ 된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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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청정기 50% 점유
비수기 없이 사계절 잘 팔려
틈새 家電서 새 수익모델로

11월 말 LG전자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 ‘레전설(레전드와 전설을 합친 말)’의 주인공으로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사진)가 등장했다. 이 코너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올 초 취임 직후 전 사업부에 1등 DNA를 전파하기 위해 가동한 ‘레전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1~2개월마다 한 번씩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제품의 탄생과정이 영상으로 소개된다. 주로 대형가전이 오르던 자리를 수익률이 박한 소형 가전이 꿰찬 것은 이례적이다.

틈새 가전에 불과했던 공기청정기가 LG전자 가전 사업의 수익을 견인한 성공 사례로 우뚝 섰다. 지난해 연말 출시된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는 국내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시장점유율 50%대(업계 추정)를 지키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이를 앞세워 LG전자는 공기청정기의 계절적 비수기로 여겨지는 7월과 8월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로도 LG전자 전체 공기청정기 판매 대수의 70%를 도맡았다.

퓨리케어는 2015년 말 당시 H&A사업본부장이었던 조 부회장이 처음 내놓은 브랜드다. 조 부회장은 2016년 말 클린 부스터(공기순환장치)와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를 직접 선보였다. 여기에는 조 부회장이 늘 강조하는 키워드인 ‘융복합’이 최적화돼 구현됐다.

형태부터 파격적이다. 사각형 일색이던 시장에 동그란 모양으로 신선한 디자인을 제시했다. 순환 장치를 결합해 기능성도 높였다. 흡입구와 토출구 구조도 기존 제품과 다르다. 360도 모든 방향에서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인 후 정화된 공기를 전 방향으로 내보낸다. 모듈화 설계를 공기청정기에 처음 적용해 개발 일정과 금형 비용을 절반 가량 줄여 수익성을 올렸다.

올 상반기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사장)도 개발자 50여 명에게 감사편지를 직접 보냈다. 최 사장은 이메일에서 “영업활동의 근간은 좋은 제품”이라며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과 지배력을 가져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준 상품기획, 개발, 디자인 담당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