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테러범, 범행직전 “트럼프는 美보호에 실패했다”

페이스북에 경고 메시지 남겨
여권에 적대감 표출 손글씨도
EU “중대범죄 정보공유 강화”

지난 11일 미국의 심장인 뉴욕 맨해튼에서 발생한 파이프 폭탄 테러 용의자가 범행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뉴욕에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자,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테러범 등 중대 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CNN방송은 12일 맨해튼 파이프 폭탄 테러범 아카예드 울라흐(27)가 범행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당신은 국가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또 그의 여권에도 손글씨로 쓰인 “오 미국이여, 분통이 터져 죽어라(O America, die in your rage)”라는 글귀가 발견되는 등 미국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이 울라흐의 생활 곳곳에서 발견됐다. 울라흐는 경찰 조사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면서 “IS를 위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incursion into Gaza)’이 울라흐의 테러를 자극한 또 다른 요인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울라흐는 11일 오전 7시 20분 뉴욕 맨해튼 42번가 ‘포트 오소리티-타임스퀘어’ 지하통로에서 자체 제작한 파이프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미 수사 당국은 테러행위 지원과 테러 위협, 불법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8명의 사망자를 낸 맨해튼 트럭 테러 발생 두 달 만에 또다시 미국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하면서 유럽연합(EU)은 12일 테러 및 중대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에 대한 정보공유를 강화할 것을 회원국들에 제안했다.

EU 집행위의 줄리언 킹 안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중적인 신분 확인과 경찰의 검색 강화 등을 담은 새 제안을 내놓으면서 “테러범과 중대 범죄자들이 단속망이나 레이더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