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웅산 수지의 굴욕… 더블린, 명예시민권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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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英 옥스퍼드市 이어
로힝야족 탄압 방관에 항의

‘민주화 투쟁’의 공로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던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지(사진) 국가자문역이 영국 옥스퍼드시에 이어 아일랜드 더블린시에서도 명예 시민권을 박탈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수지 자문역은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로힝야족 탄압을 방관해 국제사회에서 인권탄압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3일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와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 시의회는 수지 자문역의 로힝야족 탄압 방관에 대한 항의로 명예시민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안건을 표결에 부쳐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투표 결과 명예시민권 박탈에 찬성한 의원은 59명이었으며 반대는 2명에 그쳤고 기권이 1명이었다. 더블린 시의회의 이번 결정은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군부의 학살, 강간, 방화 등을 피해 이웃 나라 방글라데시로 피난해 62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상황에서 내려졌다.

수지 자문역은 수년간 가택연금 생활을 하면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힘쓴 공로로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탄압에는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해 노벨평화상 철회 요구가 쏟아지기도 했다. 더블린 시의원 키에란 페리는 인디펜던트 아일랜드와의 인터뷰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일상적인 탄압이 계속돼서는 안 되며 만약 수지 자문역에 대한 명예 시민권 박탈이 미얀마 정부가 자국 시민을 존중하도록 압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에는 아일랜드 출신 록가수이자 사회운동가인 밥 겔도프가 로힝야족 사태를 방관하는 수지 자문역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더블린 명예시민권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월 영국 옥스퍼드 시의회도 수지 자문역이 명예시민 자격을 유지하기에 “더는 적절하지 않다”며 이를 박탈한 바 있다. 또 수지 자문역의 모교인 옥스퍼드대 세인트휴즈칼리지도 지난 9월 정문에 설치됐던 그의 초상화를 내렸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