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FTA 재협상 개시>“‘FTA핵심’ 車 수출부진 심화…全생산활동 제약 우려”

국내외 IB, 잇단 우려 목소리
원화강세·노조파업 등도 영향

자동차 부문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의 핵심 타깃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물론, 해외 유력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마찰뿐 아니라 원화 강세로 인해 한국의 자동차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2018년 한국 경제 전망’ 리포트를 통해 “반도체 수출과는 달리, 자동차 산업은 수출 부진 심화로 재고출하율이 높아지면서 향후 생산 활동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씨티은행도 지난 1일자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한국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적은 조업일수,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완성차 판매 침체 등으로 부진했다”고 진단한 뒤, “한국 정부 역시 원화 강세의 부정적 충격과 자동차 판매 부진을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씨티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자동차 산업 부진 등이 2017년 4분기 한국 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었다”면서 “올해 역시 반도체 산업 호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산업 등의 부진이 전체 생산 활동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계 기관들이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이처럼 복합적이다. 원화 강세를 주요 배경으로 꼽지만, 수출 불균형에 대한 미국의 불만, 현대차 노조의 파업, 국내외 판매 부진 등이 두루 망라돼 있다.

이는 국내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은 자동차 업종과 현대차 종목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목표 주가를 하향했다. 삼성증권은 “5년 연속 실적 부진 및 인건비 증가로 자동차 업체의 기초 체력이 약해진 가운데 원재료 가격 증가 및 가파른 원화 강세는 기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