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거래소 폐쇄’ 초강수 통할까 의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비트코인 열풍 잡힐까…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규제 대책 발표와 검찰의 비트코인 범죄수익 추징·몰수 관련 대응방안 검토 소식이 알려진 10일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 전광판에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 朴법무 “가상화폐 거래금지·거래소 폐쇄 검토”

정부 대책에도 투자자 늘어
국내 200만∼300만명 추정
“김치 프리미엄 더 늘것” 전망도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와 거래 금지라는 특단의 조치를 추진 중이다. 가상화폐 투자가 투기성·도박성으로 변질 돼 이대로 둘 경우 부작용과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법무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가상 화폐 관련 범정부 태스크포스는 격론을 벌인 끝에 이 같은 방향의 의견수렴을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무 부처인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이 같은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공식화함에 따라 향후 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규제와 제재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은) 가격 기준을 설정하는 데 있어 기준이 될 수 없는 가격의 등락과 양태를 보이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심각한 금전적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거래 형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가상화폐 시장에 투자한 규모가 200만∼300만 명 가량 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거래소 폐쇄라는 강도 높은 조치까지 꺼내 든 것은 그냥 둘 경우 부작용과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장관은 “이건 가상화폐라 부르는 것도 적절치 않다”며 “지금 거래는 사실상 투기와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즉, 가상화폐 거래가 투기와 도박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만큼, 거래소는 ‘도박장’과, 가상화폐 거래는 ‘도박’과 같다는 설명이다.

재산권 침해에 대한 피해자들의 반발 등 파장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현실성 측면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어 정부의 이 같은 초강수가 실제로 이뤄질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미 정부가 한 차례 대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김치 프리미엄’(세계 시장과 달리 한국 시장만 급등하는 상황)만 가져오고 투자자만 더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 경험이 있다.

일단 법무부는 정부입법으로 가상화폐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는 한편, 정부 합동으로 다양한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법무부는 처음부터 가상화폐 거래 자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었고, 가상화폐 거래 관련 부작용이 계속 보고되며 다른 정부부처와의 협의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10일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민병기·이정우·황혜진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