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마주 앉겠지만… 문제 해결은 확신못해”

로이터 통신 인터뷰

北에 대한 강한 불신 드러내
“평화적 해결 불발 가능성 커
선제타격은 어려운 포커게임”

“韓 세탁기 덤핑, 美 산업 파괴”
韓·中상대 ‘무역 전쟁’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마주 앉겠지만, 문제가 해결된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군사적 옵션 실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매우 어려운(very, very hard) 포커 게임을 하고 있으며, 패를 보이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에 대해 “아직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매일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한 뒤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25년간 대화했지만 그들(북한)은 우리 전임 대통령들로부터 이득을 취했다”면서 “대화가 어떤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겠지만 성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면서 북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된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 대화를 발판으로 북·미 대화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불신부터 해소해야 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연락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소통하고 있는지 아닌지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북핵 문제를 평화적 방법으로 풀기를 희망하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대북 군사적 옵션 실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말하지만 내가 고려하고 있는 옵션이 무엇인지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어려운 포커 게임’이라는 표현을 써서 손에 쥐고 있는 패가 무엇인지와 베팅 여부, 상황 전개 방향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남북 대화와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압박·제재는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날 높게 흘러나왔다.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강연에서 “북한은 미국의 단기적 큰 위협으로,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이라크전쟁 참전용사 출신으로 ‘의족 여군’으로 유명한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은 없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최근 협상 테이블에 나온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비핵화 타협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한·중을 상대로 한 무역·통상 전쟁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의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매우 광범위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 대규모 벌금을 물릴 예정”이라면서 “대중 무역 조치를 곧 발표할 것이며, 오는 30일 연두교서에서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