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공연점검단 訪南>서울 공연장 후보지는…국립 해오름극장, 1985년 北예술단 공연한 ‘역사적 무대’

잠실학생체육관, 음향시설 떨어지지만 ‘5400석 대규모’
4500석 장충체육관도 거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이 강릉 공연장을 살펴본 데 이어 22일 잠실학생체육관, 장충체육관, 국립극장 등 서울 공연장 후보지를 점검함에 따라 북한 예술단이 어느 공연장에서 어떤 공연을 가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력한 후보지 중 한 곳은 1563석의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다. 오케스트라 80여 명과 가수 등을 포함해 북한 예술단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140여 명이 펼칠 대규모 공연이 가능한 데다 남북 문화 예술 분야 교류의 물꼬를 튼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 때 북한 예술단이 공연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 첫 남북고위급회담과 함께 성사된 남북 음악인들의 첫 합동공연인 ‘송년통일전통음악회’ 두 번째 공연도 여기서 열렸다. 국립극장은 오케스트라 연주와 오페라 공연 등이 가능한 해오름극장 이외에 달오름극장(512석), 별오름극장(100여 석), 돔형 공연장인 KB청소년하늘극장(732석)을 갖추고 있는 데다 곧 1년 9개월간의 리모델링을 시작할 계획이어서 2월 초에 공연계획이 없다.

잠실학생체육관은 5400석 규모로 국내외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장으로 활용되는 곳이다. 관객을 대규모로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주로 프로농구 경기장으로 활용되고 있어서 공연 환경은 전문 공연장에 비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장충체육관은 4500석 규모로 2005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회’가 열린 바 있다. 특히 체육관은 북측이 특별히 대규모 공연장을 원할 경우에 대비해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음향 시설 등이 전용 공연장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는 체육관을 대상지로 점검한다는 것은 북한 공연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들 사전점검단은 북한 예술단의 공연에 필요한 무대를 설치할 수 있는지, 음향 등의 설비 조건이 어떤지, 객석 규모는 충분한지 등을 살핀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공연을 강릉과 서울에서 1회씩 하자는 기본 사항만 합의된 상태로 공연 일정 및 내용 등은 장소와 함께 시설 점검 후에 최종 조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