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10배 성장, 달성땐 ‘59조원’ 실패땐 ‘0원’ 극단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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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슬라, 머스크 CEO에 ‘모 아니면 도’ 스톡옵션案 제시

‘능력 감안하면 가능’ 기대 속
전기車 경쟁 치열… 회의론도
NYT “기업史上 가장 radical”

미국의 전기차회사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사진) CEO에게 앞으로 10년 동안 회사에서 정한 성장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거액의 스톡옵션을 주거나 아니면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 파격적인 새 보상체계를 제시했다.

23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머스크에게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10년 뒤 기업 가치(시가총액)를 6500억 달러(약 697조 원)로 끌어올리고 목표로 정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것이다. 현재 테슬라의 기업 가치는 600억 달러다. 기업 가치 6500억 달러는 상당히 높은 목표치로 현재 이를 넘기는 기업은 애플,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단 3곳에 불과하다. 아마존은 6490억 달러로 이에 약간 미달한다. 테슬라가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경우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의 1%에 해당하는 168만 주를 스톡옵션으로 받게 된다. 스톡옵션 가치는 5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머스크는 10년 동안 회사로부터 일체의 급여, 보너스 그리고 주식 배당을 받지 못한다. 특히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10년 동안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셈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의 이 같은 계획은 기업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radical) 형태”라고 평가했다.

현재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20%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새로운 CEO 보상체계 계획은 주주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 머스크는 스톡옵션을 받더라도 5년간 매매가 제한된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머스크의 경영 능력과 지난 5년간 920% 상승한 테슬라 주가를 고려하면 기대감도 아예 없지는 않지만 머스크의 스톡옵션 성취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전기차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 것은 맞지만 GM, 포드, 토요타, 폭스바겐 등 기존 자동차 강자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에 주력할 경우 테슬라가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테슬라뿐 아니라 우주항공회사 스페이스X, 태양광 회사 솔라시티, 인공지능(AI)개발 회사인 오픈AI 등도 경영하고 있는 만큼 테슬라에 전력을 집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과거에 “테슬라 주가가 너무 고평가돼 있지만 2025년까지 7000억 달러 기업 가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