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버스 승객 90% 안전띠 안맨다

- 소비자원 현장실태 조사
직행버스 입석 15명 태우기도

최근 잇따른 대형사고로 우리 사회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고속도로를 달리는 광역버스 탑승객 10명 중 9명은 안전띠를 매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소비자원이 서울∼수도권을 운행하는 ‘광역급행버스’ 및 ‘직행좌석버스’ 총 6개 노선, 30대(광역급행 15대, 직행좌석 15대)에 대한 현장실태 조사 결과 광역급행버스는 승객 326명 중 33명(10.1%), 직행좌석버스는 승객 406명 중 14명(3.4%)만 고속도로에서 안전띠를 착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도로교통법에서는 고속도로 주행 시 입석 등 승차정원 초과를 금지하고 있지만 직행좌석버스 15대 차량은 고속도로 구간에서 입석 승객을 최대 15명까지 태운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발생 시 대응 장치들도 부실하게 설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 유리창을 깨고 탈출하기 위한 비상 망치는 광역급행버스의 경우 10개 중 1개가 탈락한 상태였다. 직행좌석버스(5대)에 부착된 38개의 비상 망치는 야광 띠가 없어 화재로 어두운 상황에선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한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는 이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80대 2명이 잇따라 숨져 43명(부상 149명)으로 늘었다. 이는 최근 10년간 발생한 화재 중 가장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이전까지는 2008년 1월 경기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망 40명)가 최대 참사였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