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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2018 대한민국 미래 리포트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3일(火)
마크롱, 뚝심의 노동개혁… 고용·성장·외국인투자 ‘佛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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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노동법 개정을 통해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공공 부문을 변화시킬 수 없는 요새로 단정 지으면 이 나라를 변화시킬 수 없다”며 재정적자 해소를 목적으로 공무원 대상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EPA 연합뉴스
3부. 경직된 노동, 주입식 교육을 넘어서 - ③ ‘유연성 강화’ 뒤 달라진 프랑스

작년 9월부터 개정 노동법 시행
고용주 의무 줄면서 기업 ‘활력’
경제지표 전망치 잇단 상향조정

구글·페북 AI센터, 토요타 공장
글로벌 기업들 투자도 이어져


프랑스의 최대 자동차 제조사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은 지난달 임직원 1300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PSA는 또 900명의 조기은퇴 계획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개정 노동법에 따른 것이다. 과거 프랑스에서 기업들은 임의로 감원을 할 수 없었다.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구조조정 계획을 통해 증명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무분별한 감원 시도를 막고 근로자들을 보호한다는 면에선 프랑스 사회에 일정 부분 기여를 했지만 기업들의 경쟁력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신축성 있게 대응하는 데 한계를 느꼈고 인력 채용에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20%를 웃도는 청년 실업률의 주요 원인이 됐다.

PSA만 해도 지난 2016년 2조747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에 새 노동법이 도입되기 이전 같으면 이와 같은 희망퇴직 계획을 추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신 PSA는 임직원 1300명을 새로 고용키로 했다. 또 인턴 혹은 파트타임 견습생 형태로 2000명의 젊은이를 고용키로 했다.

PSA의 감원 계획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추진한 노동개혁의 첫 번째 결과물로 간주되고 있다. 프랑스의 유통회사 까르푸도 임직원 2400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감원하고 온라인 부문을 강화키로 했다. 까르푸는 미국 월마트 등 경쟁회사에 비해 온라인 전환을 신속하게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프랑스 아니 유럽 정치계의 기린아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업 활동에 활기를 불어넣고 궁극적으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프랑스 특유의 과도한 노동 규제를 완화하는 노동 개혁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노동 개혁 등 일련의 개혁 작업을 통해 ‘프랑스 르네상스’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프랑스 개정 노동법은 노동 유연화를 통한 기업 활력 불어넣기를 목표로 한다. PSA, 까르푸 등의 희망퇴직 추진 사례는 해고 시 근로자 보호와 관련 없는 고용주의 불필요한 의무사항을 폐지한다는 조항에 해당된다.

산별 교섭 대신 기업별 교섭도 강화했다. 근로자 50명 미만 기업은 노조 대표를 거치지 않고 근로자 대표와 직접 협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근로자 50명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근로자들이 대표를 선발해 임금, 근로 시간, 조직 구성 등 노사 교섭을 하게 되면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근로자 20명 미만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들이 선출 대표 없이도 고용주와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에는 산별 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주로 산업 단위로 결정됐었다. 근로자 50명 미만의 기업은 전체 기업 가운데 95%에 달한다.

또 부당 해고 보상금 규모도 줄였다. 노동법원이 정하는 손해배상액에 상한제를 도입한 것. 금액은 근로자의 연공서열에 따라 달라지며 세전 월급의 20개월분을 초과할 수 없다. 근로자가 기업을 부당 해고로 제소할 수 있는 기간도 2년에서 1년으로 줄였다. 해고 관련 표준 양식 사용을 의무화해 해고 과정에서 생기는 고용주의 ‘의도치 않은’ 위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의무적으로 둬야 하는 노동자 평의회를 하나로 통합하도록 했다. 과거 프랑스 회사들은 직원 수에 따라 근로자위원회, 위생안전근로조건위원회 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 평의회를 둬야 했다. 노동자평의회 구성을 피하기 위해 직원 수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용주가 많았다. 개정 노동법은 근로자 50명 이상의 사업장의 경우 하나로 통합하도록 했다. 프랑스 진출 다국적 기업의 경우 프랑스 사업장의 경영실적을 토대로 정리해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시작한 노동개혁이지만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민주노동연합(CFDT), 노동총연맹(CGT), 노동자의 힘(FO) 등 프랑스의 주요 노조들과 100차례 회의를 하며 끈질기게 노동계를 설득했다. 노동법 시행 안팎으로 강경파 CGT가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였지만 “게으름뱅이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며 버텼고 다른 노조들이 명분이 부족하다며 파업에 불참하면서 그의 노동개혁은 탄력을 받았다.

김상호 경상대 법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노사 교섭 분권화 흐름이 있었는데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 개혁도 이러한 맥락에서 진행됐다”며 “노동 유연성을 강화해 기업들의 활동 여지를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현재 노동개혁의 성과를 말하는 것은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글로벌 경제 호조 속에서 프랑스 경제는 모처럼 호황을 누리고 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은 2017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9%로 상향조정했다. 실업률도 9.7%에서 올해 중순 9.4%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기업들의 프랑스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구글은 지난달 22일 프랑스 파리에 새 인공지능(AI)센터를 연다고 밝혔고 프랑스 전역에 무료 기술 교육 시설 ‘구글 허브’ 4곳을 설립하기로 했다. 페이스북도 비슷한 시기에 앞으로 5년간 파리 AI연구소에 1000만 유로를 투자키로 했다.

일본 토요타도 최대 3억 유로를 투자, 프랑스 북부 공장을 확충키로 했다. 또 스타트업 지원 펀드 조성, 재능 비자 신설 등 각종 벤처 육성 정책에 힘입어 프랑스의 벤처 투자 규모는 지난해 8월까지 누적으로 사상 처음 영국을 앞지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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