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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8 설특집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4일(水)
동아시아 유교문화의 산실… ‘爲民政治’ 서슬 퍼런 호통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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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산서원(안동)
▲  옥산서원(경주)
▲  병산서원(안동)
▲  소수서원(영주)
▲  남계서원(함양)
▲  도동서원(달성) 서원통합보존관리단 제공
조선시대 사립 고등교육기관
성리학 이념 士林문화의 정수
정치적 현안 여론형성 중심지
강학통해 지역 후진양성 역할

안동 도산서원 등 전국에 9곳
경관과 어울린 서원건축 백미
年 수십만명 선비정신 되새겨
내년 7월 세계유산委서 결정


조선 시대 사립 고등교육기관 역할을 했던 한국의 서원(書院)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도전장을 던졌다. 소수서원(영주), 도산서원(안동), 병산서원(안동), 옥산서원(경주) 등 경북의 4곳을 비롯해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도동서원(대구 달성),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 모두 9곳이다. 한국의 서원은 오는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심사를 거쳐 2019년 7월쯤 개최되는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설 연휴 한국의 옛 교육 풍경을 간직한 고향의 서원을 찾아 풍광을 감상하고, 역사적 의의를 되돌아보면서 등재를 기원하면 어떨까.

14일 문화재청과 재단법인 한국의 서원통합보존관리단 등에 따르면 조선 시대 서원은 16∼17세기 성리학 이념을 바탕에 둔 사림(士林) 세력이 중심이 돼 건립됐다. 이러한 서원은 동아시아 유교 문화의 핵심 역할을 했으며 특히 조선 시대 사림 문화의 정수가 담겨 있어 세계유산으로 가치가 충분하다. 서원은 정치적 현안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고 강학을 통해 후학을 양성했다. 제향으로 선현을 배향하는 등 지역 교육·정치·문화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서원은 1543년 소수서원(백운동서원)이 처음 건립된 이후 전국에 경쟁적으로 들어섰다. 소수서원 설립을 주도한 주세붕은 정자 경렴정 맞은편 바위에 성리학 개념의 하나인 ‘경(敬)’ 자를 새겨 자연을 감상하면서 성리학의 가치관을 깨닫도록 했다. 김일근 소수서원 관리팀장은 “경렴정에서 죽계천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하고,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자연경관이 수려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24만 명이 방문했다.

도산서원은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대유학자이자 선비의 전형인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을 모신 서원이다. 성리학 강학의 전통과 학맥 형성, 서원 의례는 물론, 건물도 서원 주변의 경관과 조화롭게 배치돼 한국의 대표적인 서원으로 꼽힌다. 한국 서원 역사에서 학술·정치·사회적 영향력 면에서 상징적인 서원으로 통한다. 공론 활동의 하나로 만인소를 작성해 지역 여론을 중앙에 알리기도 했다. 요즘은 사회인 연수를 통해 유교적 가치를 보급하고 있다. 특히 자연경관이 탁월해 겸재 정선을 비롯한 조선 시대 화가들의 작품에 단골로 등장한다. 도산서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0∼200여 명이 방문해 퇴계의 선비정신을 되새긴다”고 말했다.

병산서원은 만대루에 올라서면 천인합일(天人合一)을 추구하는 조선 시대 서원의 건축 공간에 대한 백미를 감상할 수 있다. 병산서원은 조선 시대 최초로 수천 명의 유생이 연명해 상소를 올린 서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병산서원을 관리하는 하회마을관리사무소 측은 “낙동강, 계곡, 산을 배경으로 들어서 있어 수려한 풍광을 감상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주의 옥산서원에는 각종 문집, 성리학 서적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관된 다양한 서적이 소장돼 있다. 이 서원에는 보물로 지정된 ‘삼국사기’와 조선 시대 대표적인 명필가 한호, 김정희 등이 만든 현판이 있다.

남계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경상우도의 의병활동을 주도했다. 이로 인해 1595년 왜군에 의해 전소됐으나 전쟁이 종료된 후 곧바로 함양지역 사림들에 의해 재건됐다. ‘남계’는 서원 앞으로 흐르는 시내를 일컫는다. 필암서원 역시 1597년 정유재란으로 소실됐다가 1624년에 복원됐다. 호남 학맥의 본산으로 호남 사림 여론 형성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정철, 송시열, 송준길, 김창흡과 같은 당대 대표적인 명사들의 시문과 친필 현판들을 만날 수 있다. 서원의 경제적 기반과 관련된 토지, 노비 등 경제 운영 전반에 대한 기록이 상세히 남아 있다.

도동서원은 현재 서원 향사(제사)에서 준례(準例)가 가장 완벽하게 계승되는 곳이다. 서원 뒤편에 김굉필 묘소가 있으며 묘제와 서원 제향을 결합한 유일한 서원이다.

무성서원은 정읍에서 현령을 지낸 고운 최치원(857~?)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됐다. 다른 지역 서원과 달리, 마을 속에 서원이 자리 잡고 있다.

돈암서원은 조선 시대 예학(禮學) 논의의 산실이었다. 문집과 예서(禮書), 책판(冊板) 간행을 통해 호서지역 사림에게 지식을 제공하는 등 지방문화센터 역할을 했다. 호서지역의 중심 서원으로 지역의 공론과 학문을 주도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조선 시대 각 지역에서 활성화된 서원은 이러한 가치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야 한다”며 “설 연휴 가까운 서원을 찾아 조선 시대 선비정신을 느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동 = 박천학 기자 kobbla@, 전국종합
e-mail 박천학 기자 / 전국부 / 차장 박천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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