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치 한국영화 5700편 담는 ‘슈퍼 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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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세계 최대용량 ‘30테라급 낸드플래시’ 출시

12년새 용량 1000배 키워
“초고용량 저장매체 새 지평”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늘어
기업용 SSD시장 선도할듯

‘34년 치 한국영화 개봉작 5700편을 메모리 하나에 담는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용량을 가진 30테라바이트(TB)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낸드 플래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시장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고부가가치 최첨단 제품을 앞세워 반도체 시장 둔화 양상도 뚫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5.36TB급 기존 제품보다 용량과 성능을 최대 2배 높인 ‘30.72TB SAS SSD’(사진)를 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포함해, 현재 양산되는 단일 저장 매체 중에서 가장 큰 용량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12년 만에 초창기보다 1000배가량 용량을 키운 초고용량 SSD 시장을 열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06년 32기가바이트(GB) SSD로 새로운 저장 매체 시장을 창출한 바 있다. 고부가가치 낸드플래시 반도체인 SSD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수요가 폭발하는 분야다. 삼성전자가 장악한 기업용 SSD 시장은 서버 고객 중심의 시장으로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 비해 부가가치도 높다.

이번에 출시된 30TB급 SSD는 5GB 용량 풀HD영화 5700편을 저장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영화 164편이 개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영화 34년 치 분량을 SSD 하나에 담을 수 있다는 얘기다. 512기가비트(Gb)3비트 V낸드를 16단으로 쌓아 세계 최초로 1TB 낸드 패키지를 구현하고, 이를 32개 탑재해 2.5인치 SSD 하나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밖에 △초고속 전용 컨트롤러△실리콘 관통 전극(TSV)기술이 적용된 4GB D램 패키지 10개△초고용량 전용 펌웨어 기술을 탑재해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2배 키우면서 성능도 올렸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용량 SSD를 발판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낸드플래시 시장 입지를 단단하게 다진다는 방침이다. 한재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0TB급 SSD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초고용량 저장 매체 시장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앞으로도 10TB 이상 초고용량 SSD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해 차세대 시스템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메모리 스토리지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