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확산>檢조사단, ‘性추행 의혹’ 부장검사 재판넘겨

안태근은 내주 소환 가능성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여검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현직 부장검사를 21일 재판에 넘겼다. 지난 1월 31일 진상조사단 출범 이후 기소되는 첫 사례다. 과거 검찰 내에서 발생한 성범죄 피해 신고가 조사단에 계속 접수되고 있어, 조사단의 강제수사를 받는 전·현직 검사가 여러 명 나올 가능성이 크다.

조사단은 이날 여직원 2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김모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장검사를 기소했다. 현직 부장검사가 성추행 혐의로 구속되고 재판에 넘겨지기는 처음이다. 조사단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회식자리에서 부하 여검사를 상대로 강제적인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여검사는 사건 이후 퇴직했다. 이후 조사단은 그의 다른 성추행 사실도 포착했다. 김 부장검사는 2명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있어 조사단은 구속 기간 연장 없이 그를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고, 조사단이 공소 유지를 직접 맡는다.

조사단은 검찰 내 성범죄 수사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조사단 공식 이메일로 피해사례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 최근 열린 전국 여검사 간담회를 통해 확보한 성추행 피해 신고도 여러 건 있다. 조사단 관계자는 “접수된 피해 신고를 검토 중”이라며 “공식 수사 착수가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에게 부당하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 안태근(52·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소환도 임박했다. 이르면 이번 주말 소환통보가 이뤄지고, 다음 주 공개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조사단은 안 전 국장이 2015년 8월에 이뤄진 평검사 인사 과정에 서 검사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당시 서 검사는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 전보됐다. 이 같은 내용이 입증되면, 안 전 국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게 된다. 다만, 서 검사에 대한 안 전 국장의 2010년 당시 성추행 혐의는 이미 고소 기간이 지나 조사단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