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비핵화 대화’ 요구하는데… 北매체는 연일 “核강국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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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非核化’에 입 닫은 김영철

정부, 北태도변화 기대했지만
訪南 마무리까지 입장 안밝혀

“美가 먼저 核야망 포기해야…
北, 세계 평화 수호 전략국가”
노동신문 등 美비판·자화자찬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만나 미국과 비핵화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지만, 김 통전부장은 방남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비핵화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27일에도 핵 포기는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미국이 남북관계에 훼방을 놓고 있다는 ‘통남봉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김 통전부장과의 만남에서 북한의 비핵화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고 북측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포괄적으로 전달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비핵화 로드맵’ 제안에 김 통전부장이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밝히는 등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하지만 김 통전부장은 이날 오전 귀환할 때까지 ‘비핵화’에 대해 어떠한 긍정적인 발언도 하지 않았다. 정부가 25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주최 만찬, 26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과의 오찬, 27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의 조찬 이후 발표한 내용에는 관련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는 점이 이러한 분위기를 방증한다.

특히 27일 북한 매체의 보도를 보면 북한은 여전히 ‘핵 보유’를 강조하고 미국 정부에 대한 비난에 집중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양키식 파렴치성의 극치’라는 글에서는 “선참(먼저)으로 핵 야망을 포기해야 할 당사자는 다름 아닌 미국”이라며 “미국이 절대적인 핵 우세로 세계를 제패하려는 허황한 망상을 털어버리고 핵 포기에 나선다면 세계의 비핵화 문제도 쉽게 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나라는 폭제의 핵을 일격에 무력화시키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를 수호할 수 있는 책임 있는 핵 강국, 전략국가로 급부상하였다”고 자평했다.

또 “미국이 조선반도의 긴장 완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심산 밑에 핵전략자산들과 특수전무력을 대대적으로 집결시키면서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가 끝나는 즉시 ‘키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대화 상대와 마주칠까 봐 비실비실 피해 다니다가 제풀에 맥이 빠져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은 주제에 ‘북과 만날 계획이었으나 북이 갑자기 취소하여 못 만났다’는 돌미륵도 포복절도할 헛나발질을 해댔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 노릇”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