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訪北>‘親書’ 文대통령이 직접 작성… 鄭실장이 김정은에 전달

윤건영 아닌 정의용이 들고 가

특사단도 문서자체는 보지못해
정상회담 성사조건 담겼을 듯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전달할 친서를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서는 특별사절단 수석대북특사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친서는 일반 보고서나 문서와 달리 회람이 되지 않았고, 대통령이 직접 작성했다”며 “친서를 휴대하고 전달하는 사람은 정 실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특사였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부터 전달받은 친서에 대한 답장 형식으로 친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조건 등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관련 업무를 하는 참모들로부터 조언을 받았지만, 문 대통령이 바로 작성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보통 연설문이나 대통령 메시지는 연설비서관의 손을 거쳐 문 대통령이 수정을 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사단은 큰 틀의 친서 내용은 알고 있지만, 문서 자체를 보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 대통령에게 도착한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도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 극소수의 인사만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서는 통상 A4 용지 2∼3장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경우에 따라 더 늘 수도 있다는 게 전직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달자는 특사단 수석인 정 실장으로 결정됐다. 일각에서는 특사단의 일원으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친서를 가져갈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청와대는 격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청와대는 앞서 윤 실장이 특사단에 포함된 데 대해 “2007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으로 남북정상회담 실무 준비를 한 경험이 있고, 청와대에서 정 실장을 보좌하는 비서관급 인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윤 실장이 김 부부장의 특사 방남 시 같이 왔던 김창선 전 국방위원회 서기실장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을 하기도 한다. 김 전 서기실장은 ‘김씨 일가의 집사’로 통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