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訪北>北장마당 제육볶음값 두 배로… 물가 폭등

휘발유가격 3배 가까이 올라
“대북제재로 인플레이션 심각”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여파로 북한에서 장마당 제육볶음 한 접시가 2배 가까이 오른 1만3000원(북한 화폐 단위)으로 거래되는 등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무역기관 간부들을 대거 외국으로 내보내는 등 달러 확보 총동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미국의 소리(VOA)가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의 한 장마당에서 제육볶음 한 접시 가격은 1만3000원이었다. 탈북자 출신 강명도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는 “제육볶음 200g 한 접시에 과거에는 6000∼7000원, 아무리 비싸도 8000원을 넘어간 적이 없었는데 최근 물가 폭등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청진 장마당에서 촬영된 사진을 보면 소고기볶음은 1만7000원, 낚지볶음은 1만5000원, 통명태찜은 1만 원이었다. 이 역시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북한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3000원 선에 불과하다.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7일 중국 돈 1위안은 북한 돈 1250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지난 2월에는 1300원으로 북한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

미국 남부 조지아주립대의 그레이스 오 교수는 이와 관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한이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평양 시내 연유판매소(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당 6000원 선이었으나 현재는 3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대북 원유 공급을 연간 400만 배럴로 제한하고 휘발유 등 석유제품 공급 상한선을 50만 배럴로 정한 바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무역회사 임직원들을 대거 해외에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한 소식통은 “지난해 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여러 나라에 진출했던 무역회사들이 상당수 철수했는데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외화벌이 과제(매달 500∼700달러)를 부과해 해외에 파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