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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3일(火)
자동차 번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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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자동차 신분증’이라 불리는 번호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앞 두 자리 숫자는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 등 자동차 종류를 나타내고, 뒤 네 자리 숫자는 차량의 등록번호이다. 가운데 한글과 번호판 색상은 비사업용, 영업용 등 차량의 용도를 의미한다. 번호판에 이용되는 한글에는 받침이 없는 것만 사용한다. 단속 경찰과 카메라 등이 쉽게 인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세계 처음으로 번호판을 도입한 나라는 프랑스이다. 1893년 시속 30㎞ 이상으로 달리는 자동차에 차주 명, 주소, 등록번호가 적힌 철판을 의무적으로 달게 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 번호판의 역사는 19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리이자동차상회가 전국 9개 노선을 허가받아 영업을 시작하면서 처음 붙였다.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서는 번호판이 경매에서 고가에 팔리기도 한다. 최근 호주에서 약 110년 전에 나온 희귀 번호판이 22억 원에 팔렸다. 100억 원이 넘는 것도 있다. 지난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선 ‘1’이라는 번호판이 134억 원에 낙찰된 경우도 있다. 두바이에서는 번호판으로 신분을 과시한다.

나만의 특별한 번호판도 있다. 미국에서는 개인이 원하는 숫자나 알파벳을 사용할 수 있다. 배우 앤젤리나 졸리의 오빠인 제임스 헤이븐은 자신의 차량에 졸리의 친딸 이름인 ‘SHHILOH’라는 번호판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에선 ‘8’이나 ‘9’가 들어간 것이 비싼 값에 팔린다. 지난 2016년 ‘V99999’라는 번호판이 사상 최고가인 5억5000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숫자 ‘8’은 돈을 번다는 뜻인 ‘파차이’(發財)의 ‘파’(發)와, 숫자 ‘9’는 중국어 발음 ‘주(九)’가 ‘영구히’라는 뜻의 ‘주(久)’와 발음이 비슷해 행운의 숫자로 여긴다.

정부가 내년부터 자동차 번호판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2017년 말 기준 차량 등록 대수는 2252만8295대로, 자동차 증가에 따라 신규로 사용 가능한 번호가 내년 12월이면 소진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앞번호 숫자를 늘리거나, 한글에 받침 사용 등을 검토 중인데, 오는 25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개선안 선호 조사를 실시한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번호판은 국가 디자인 수준도 보여준다. 세련되고 인식하기 편한 21세기에 걸맞은 훌륭한 디자인을 만들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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