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담배 가맹점 만들어 불법 제조·판매… 19명 검거

“손님이 직접 만든다” 해놓고
미리 만들어 놓은 담배 팔아

검찰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불법 수제담배를 수사해 제조업체 대표와 소매점주 등 19명을 검거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13일 명품 수제담배라고 광고하며 불법으로 담배를 제조해 판매한 혐의(담배사업법 위반)로 A(59) 씨 등 업체 대표 2명을 구속하고 또 다른 업체대표 2명과 소매점주 13명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지난해 1월부터 1년여간 담배제조업 허가 및 소매인 지정을 받지 않고 인천에서 불법 수제담배 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가맹 소매점 138곳과 공모해 담배를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B(30) 씨 등 또 다른 수제담배 제조업체 대표 2명은 ‘수제담배는 유해 화학물질이 없다’는 등 불법 흡연 유도 광고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불법 수제담배 제조업체 대표 4명은 “단속되더라도 담뱃잎을 구입한 손님이 담배를 만들었다고 변명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며 가맹점을 늘렸고, 4개 업체의 가맹점이 전국적으로 313곳에 달했다. 소매 가맹점들은 본사와 공모해 손님에게 담뱃잎과 필터를 제공하고, 점포 내 기계로 담배를 제조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손님들이 담배를 제조하더라도 30분 이상 소요돼 실제로는 업주가 미리 제조한 담배를 판매하는 ‘꼼수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속된 소매점 13곳도 모두 직접 제조한 담배를 판매하거나 용역업체를 통해 제조한 담배를 판매했다. 불법 수제담배는 시중가(4500원)보다 절반가량 싼 2500원에 판매돼 서민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검찰은 수제담배 시장 규모가 전체 담배시장의 2%(연간 9000만 갑)로 이로 인한 연간 국세 누수액이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담배는 개인이 피우기 위해 제조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허가를 받지 않고 제조해 판매하면 담배사업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통영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