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운명의 봄’>‘재팬 패싱’ 우려에 조급… 美서 康외교 만나기로

韓·美·日면담 추진했지만 불발
美·北이후 北·日정상회담 검토

‘사학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황에 ‘주특기’였던 북핵 외교전마저 밀리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가 반전을 위해 무차별적인 외교 공세를 벌이고 있다.

지난 15일 급거 미국을 방문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같은 시기 워싱턴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및 존 설리번 미 국무부 장관 대행과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추진하다 불발되자 대신 오는 17일 워싱턴에서 강 장관과 만나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북한·북핵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일본이 대(對)북한 외교에 조급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북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위협 해소,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 해결이 아베 총리의 대표적 외교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이 제외된 채, 남북과 미국 간 정상외교가 진척을 보이자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대북 외교전에 가세해야 할 상황이 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북한 정권과 직접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을 붙들고 본격적인 대북 외교 정지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아베 총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방일한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예정 시간보다 약 4배나 되는 1시간여 동안 붙잡고 앉아 북한의 의도 등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15일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3년여 동안 열리지 않던 한·일 국장급 안보정책협의회가 도쿄(東京)에서 개최됐다. 또 일본 정부는 북한 핵사찰을 위한 초기 비용을 대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일본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본 후 북·일 정상회담에 나설 전망이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