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운명의 봄’>윤상이 이끄는 평양공연… 중견·아이돌 고루 참여할 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내일 판문점서 남북실무접촉
윤상, 예술단 대표·감독 맡아
조용필·이선희 무대 등 거론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4월 초에 열리는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의 내용과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수 겸 작곡가 윤상(사진)이 수석 대표로 이끄는 남측 실무 대표단이 20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북측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과 만나 출연진 등을 결정하겠지만 전례에 비춰볼 때 오케스트라 반주에 중견 가수부터 젊은 아이돌 가수까지 고루 참여하는 열린 음악회 스타일의 콘서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연진으로는 조용필, 이선희 등 남북한에서 모두 친숙한 중견 가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용필은 지난 2005년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7000 관객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선희는 2003년 평양에서 진행된 SBS 통일 음악회 무대에 출연했다. 또 가수 최진희, 설운도, 조영남, 태진아 등이 북한 공연 경험이 있다. 특히 관심은 북한 측이 출연진과 레퍼토리에 어느 정도 파격을 허용할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윤도현 밴드, 핑클, 신화, 베이비복스 등이 북한에서 공연한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아이돌 가수의 출연이 예측되지만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를 흔드는 자본주의의 산물로 보는 걸그룹 공연 등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19일 일단 중견부터 젊은 가수, 인디 가수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초안을 마련했지만 출연진이나 레퍼토리 등은 북한 측과의 조율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역시 공연 직전까지 레퍼토리와 가사에 대한 양측의 조율이 이뤄졌다며 이번 평양 공연 역시 북한 측이 어느 정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공연 내용과 출연진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4월 초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가수들의 일정을 고려해 광범위한 출연진을 염두에 두고 공연 가능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나온 정명훈이 지휘하는 클래식 공연 소식은 평양 공연이 대중음악 중심으로 결정이 나오기 전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함께 오르는 무대를 염두에 두고 주요 아티스트의 스케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월 취소된 금강산 공동 문화 행사 당시 보아, 이적, 인디밴드, 피아니스트 손열음 등이 섭외된 것으로 미뤄 출연진의 성격을 가늠해볼 수 있지만 이 역시 북측과 합의한 결정이 아니라 우리 측의 섭외 리스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연 장소로는 2000석 규모의 대극장이 있는 평양 봉화 예술극장, 2003년 통일음악회와 2005년 조용필 단독 콘서트가 열린 류경정주영체육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