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손가락 없는’ 김홍빈 “히말라야 14좌 中 12번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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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이번엔 꼭 성공하고 올게요”

임기제 공무원 임용 학생지도

“이번 안나푸르나(8091m) 등정은 꼭 성공하고 싶습니다. 귀국하면 학생들이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체력과 기량을 갖추도록 열심히 지도하겠습니다.”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4·사진) 대장은 1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자로 전남도교육청 소속 임기제(2년) 공무원이 됐다”며 “도 교육청이 운영하는 ‘히말라야 희망학교’에서 학생들의 등반활동을 지도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히말라야 희망학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포함한 중·고교생들에게 호연지기를 길러주고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도 교육청은 이미 선발한 161명의 입학식을 다음 달 중 가진 뒤 매월 한 차례씩 1박 2일 일정의 산악캠프를 연다. 이 가운데 60명가량은 김 대장의 등반 지도를 받아 오는 10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000여m)까지 트레킹을 하게 된다. 김 대장은 “이번에 안나푸르나를 등반하면서 학생들이 오를 베이스캠프를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장은 안나푸르나 등정을 위해 오는 4월 3일 출국한다. 장애인 중 세계 최초로 완등 목표로 세운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중 12번째다. 그는 지난해 6월 낭가파르바트(8125m)까지 11개좌 등정에 성공했다. 김 대장의 안나푸르나 도전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다. 수시로 눈사태가 발생하는 안나푸르나는 엄홍길 대장도 5번째 도전 만에 등정에 성공했고, 박영석 대장이 2011년 등반 중 실종돼 ‘산’이 된, 호락호락하지 않은 봉우리다.

김 대장은 지난 1월 태백산 산악훈련 중 넘어져 오른쪽 팔꿈치 골절상을 입고 아직도 깁스를 풀지 못하고 있다. 주위의 걱정스러운 시선에 그는 “출국 때까지는 완쾌될 것”이라며 “4월 말∼5월 초 사이에 등정에 성공해 우리 사회에 또 다른 희망을 안겨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베이스캠프까지 김 대장과 동행할 시민원정대 26명은 오는 22일 광주시청에서 발대식을 갖는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