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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26일(月)
수채화인줄 알았는데… 어, 사진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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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판타스틱 리얼리티’展
1년 가지치기… 회화느낌 살려


사진작가 김광수(61)의 작품 중 ‘이브의 사과’(129×230㎝, 2009·사진)에 얽힌 에피소드는 사진 촬영이 회화 못잖게 지난한 작업과정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한다.

그의 작업은 마음에 드는 사과나무를 마침내 찾아내고 과수원 주인과 협상해 나무를 통째로 빌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어서 그는 원하는 모양을 위해 1년여 가지치기를 거친 후 건설용 비개를 이용해 하얀 장막을 치고 나무 아래 고운 모래를 뿌려 아름다운 배경을 만든다. 그러나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한 작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좋은 앵글을 잡기 위해 땅 아래 1m가량을 파고 들어가 비로소 사과나무의 원하는 모습 촬영에 나선다.

그렇게 해서 나온 작품이 ‘리얼리티’가 생명인 사진을 통해 상상 속 세계를 수채화나 유화 등의 그림보다도 더 환상적으로 표현한 김 작가의 작품들이다. 김광수 작가의 사진전 ‘판타스틱 리얼리티’전이 4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아트파크 갤러리(02-733-8500)에서 열린다.

신구대 사진과를 졸업한 후 광고 분야에서 활동해온 김 작가는 전업 사진작가로 돌아선 후 이번 전시 ‘나무 시리즈’ 이전에도 ‘벽 시리즈’ ‘구름시리즈’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차가운 기계인 카메라를 사용하면서도 생명이 있는 나무와 자연을 대상으로 회화적인 느낌이 가득한 사진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작가의 사진에는 그의 ‘이상’이 담겨 있다.

그는 조형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나무를 찾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나무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후 사진 촬영에 나선다. 그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작가는 해당 나무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하는 시기와 방법을 체크해 낸다.

특히 나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전 하얀 모래를 깔고 흰 천을 배경에 두어 오로지 나무의 형태와 그림자, 강렬한 붉은 꽃과 열매의 색상만을 부각하기에 관람객은 나무의 존재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아트파크의 박규형 대표는 “김광수 작가의 작업 방식은 자연물을 대상으로 한 그의 작품이 풍경 사진이 아닌 회화로 보이게 하며, 작가의 정신과 육체노동이 결합된 개념적 작업으로 평가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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