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3.25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28일(水)
공약집에 발목 잡힌 한국경제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만용 경제산업부 차장

갈수록 산으로 가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예전 공약집을 다시 뒤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남북정상회담을 4월 말에 열기로 한 것이 대통령의 공약에 따른 것이라는 청와대의 설명이 나온 뒤였다. “임기 첫해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 이는 지난해 5월 대선의 공약이 아니었다. 이미 2012년 9월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밝혔다. 지난해 대선에선 ‘임기 첫해’가 ‘취임 이후 1년 내’로 바뀌었을 뿐이다. 개헌의 뿌리도 공약에서 찾을 수 있다. 대통령의 치밀함과 신념, 공약에 대한 집착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대통령은 경제정책에서도 5년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다. 2012년 대선 공약 1호는 “임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일자리를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였다. 공무원 증원,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요즘 한창 논란이 되는, 그러나 예상대로 부작용만 보이는 정책도 모두 2012년에 구체화돼 현재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를 통해 70만, 8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산 역시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앞으로 대통령은 민간 기업에 청년고용을 의무적으로 할당할지 모른다. 따르지 않는 기업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 대선 공약이었다. 취임 초 대통령은 일자리 현황판을 집무실에 설치하는 ‘쇼’를 했다. 하지만 최근 신규 취업자가 8년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청년실업률은 쭉쭉 올라가고 있다. ‘무능하고 나쁜 정부였다’고 깎아내린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훨씬 못하다. 제대로 망신당한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더 센 처방전을 찾을지도 모른다. 갈수록 산으로 간다고 말한 이유다.

대통령의 경제정책에는 선한 의지가 보인다. 대통령의 문제의식, 누가 반대할까. 그러나 책상 위의 난제들은 대통령이 착하다고 해결되진 않는다. 시장(市場)은 단순하지 않다. 어느덧 경제 강국이 된 대한민국은 대통령 한 명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게 꼬여 있다. 오히려 대통령의 정책은 정규직과 기득권의 성(城)만 공고히 하는 면이 있다. 강남 부동산을 잡겠다며 내놓은 정책이 강남 아파트 가격을 끌어 올린 것, 최저임금으로 취약층 일자리만 날린 점이 대표 사례다. 근로시간 단축도 근로자의 실질 급여만 축소하는 문제를 낳을 공산이 크다. 지금 대통령은 단 한칼에 세상을 바꿀 듯한 기세로 공약 이행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정답은 공약집이 아닌 교과서에 있다. 거대 노동조합이 저항하더라도 노동개혁과 원칙적인 기업·산업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가진 자’가 미워도 기업이 원하는 규제개혁에 나서야 한다. 외국 정부와 기업에 ‘대한민국은 골대를 옮기지 않는 자본주의 국가’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개혁에 나설 능력도, 전략도 없이 무모하게 구호만 외치다가 쓰러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다르다. 높은 국민적 지지와 도덕성, 기득권 노조도 적폐로 몰아세울 수 있는 적극적이고 단단한 지지층이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표작이 된 것처럼 문 대통령도 공약집 밖에서 최대 업적을 찾을지 모를 일이다.

mykim@
e-mail 김만용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김만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文대통령 국정지지도 47.1%·민주당 지지율 38.9%…동반 ..
▶ 9년전 ‘北 천안함폭침’ 부인 인사들… 文정부서 ‘줄 중용’
▶ 버닝썬, 전원산업에 매일 매출 보고…女 입장객이 90%
▶ “깔끔하게 제모”… 유사性행위 암시하는 ‘음란왁싱’
▶ [단독]내달 인사 육군참모총장 50년만에 非육사 유력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美 ‘한반도평화안보포럼’ 참석“정부 ‘北소행’발표 불신” 주장김연철, 현재 통일부장관 후보정현백, 文정부 첫 여가부장관김상근은 KBS 이..
mark“깔끔하게 제모”… 유사性행위 암시하는 ‘음란왁싱’
mark박영선, 금산분리법 발의뒤 제일모직 대표에게서 후원금
친딸 성폭행하고 출산 영아 유기한 인면수심 40대
김학의 뇌물혐의 수사 권고…곽상도·이중희도 수사..
4300일 입원해 보험금 3억 챙긴 ‘나이롱 환자’ 부부
line
special news 경찰, 이희진 부모살해 피의자 김다운 실명·얼굴..
‘이희진(33·수감 중) 씨 부모살해’ 사건의 주범격 피의자 김다운(34) 씨의 신상이 공개됐다.경기남부지방..

line
文대통령 국정지지도 47.1%·민주당 지지율 38.9%…..
버닝썬, 전원산업에 매일 매출 보고…女 입장객이..
아파트 팔때 ‘매입가 Up’…김연철, 양도세 탈루 의..
photo_news
속옷에 ‘안전모’만 쓴 모델 광고…선정성 논란
photo_news
“믿을 PD가 없어”… 지상파 드라마, 추락 가속
line
[정준모의 미술동네 설설]
illust
논공행상 전락한 미술관장직… 실력자는 떠돌고 캠프출신 차..
[인터넷 유머]
mark직업은 못 속여 mark간 큰 남자
topnew_title
number 여자농구 KB, 창단 첫 통합 우승…박지수 챔..
의붓딸 화장품·식빵에 변기 세정제 넣은 40대..
[단독]내달 인사 육군참모총장 50년만에 非..
연락사무소에 北인원 일부 복귀…남북채널..
태영호 “스페인 北대사관, 암호 해독 PC 강..
hot_photo
오상진-김소영 부부, 결혼 2년만..
hot_photo
박명수 부인 “안예쁜거 안다, 그..
hot_photo
지하철서 78세 할머니 무차별 폭..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