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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04일(水)
서울동부구치소 위치로 본 ‘법조타운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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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동부지법
▲  서울동부지검
▲  서울동부구치소
‘님비’ 극복하고 행정효율 높인 ‘묘수’
두 토끼 잡은 ‘法 + 檢 + 矯’ 사법단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는 지난해 건립된 ‘문정동 법조타운’의 당당한 ‘일원’이다.

대표적인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우리 동네에는 안 된다) 사례인 구치소를 상대적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환영받는 법원·검찰청 등 시설과 함께 지으며 지역발전과 행정 편의, 사법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동시에 이뤘다.

법조계에서는 수십 년에 걸쳐 전국 검찰청 건물이 법원 옆에 자리 잡아 ‘법조타운’을 형성했듯 미결수를 수용하는 구치소를 법조타운에 포함하는 ‘행정’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MB 수감 문정동 동부구치소
동부지법·동부지검 옆에 위치

기피-환영 시설 한자리 모아
주민반대 없고 지역상권 활성

수사·재판·수감 원스톱 체계
호송 간편·업무 협조도 용이

평택·인천 등도 법조타운화
사법부 위상 약화될 우려도


◇두 마리 토끼 잡은 ‘법조타운’ = 지난해 9월 문을 연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은 서울동부지법과 서울동부지검, 서울동부구치소 등이 한곳에 모여있는 서울 지역 유일한 법조 타운이다.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한 법조타운인 서초동에는 대법원과 대검찰청, 서울고법·서울고검, 서울중앙지법·서울중앙지검 등이 몰려 있지만 구치소 시설은 없다. 문정동 법조타운처럼 구치소를 포함한 법조타운이 형성된 것은 경기 평택시가 처음이다. 경기 평택시 동삭동에 수원지법 평택지원, 수원지검 평택지청이 자리 잡고 있고 인근의 수원구치소 평택지소와는 지하 터널로 연결돼 있다. 평택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구치소 병설 법조타운이 만들어진 곳은 인천 남구 학익동이다. 인천지법과 인천지검, 인천구치소가 지하터널로 이어진다. 경남 통영의 통영구치소는 법원·검찰청 바로 옆은 아니지만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구치소와 법원, 검찰청을 함께 짓는 법조타운은 지역발전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는 묘안 중 하나로 꼽힌다. 법원과 검찰청은 유동인구를 늘리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커 각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유치하려고 경쟁한다. 반면 구치소는 대표적인 기피 시설이다. 구치소나 교도소 설치를 두고 지자체와 법무부가 소송까지 벌일 정도다. 이들을 한꺼번에 모으면 구치소 설치에 대한 반대를 상당 부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실제로 문정동 법조타운이 자리 잡은 뒤 송파구 문정동의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사법 행정의 차원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수사 및 재판 단계에서 유관 기관들 사이에 신속하고 유기적인 업무 협조가 가능하다. 서울동부구치소의 경우 300여m의 지하 통로로 법원, 검찰청과 연결돼 있어 구속 피의자나 피고인을 호송할 때 드는 인력과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게 된 점도 장점이다. 이 전 대통령을 동부구치소에 수감하며 검찰이 “검사 조사·재판 출석을 위한 검찰청·법원과의 거리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검찰청에서 조사를 받는 경우가 많은 미결수의 경우 구치소에서 검찰청까지 버스 등으로 호송하며 드는 시간과 인력의 낭비도 상당했다고 교정당국 관계자는 토로했다. 구치소에서 검찰청이나 법원까지 지하통로를 통해 신속히 이동하다 보니 수감자들은 “햇빛을 볼 수 없다”거나 “그나마 이동 중에 바깥세상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그 낙이 사라졌다”는 식의 투정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구치소 병설 법조타운의 건설이 마냥 쉽게 이뤄지지만은 않는다. 경남 거창만 해도 구치소와 검찰청·법원이 들어설 장소를 두고 지역 내 갈등이 폭발 직전까지 이른 상황이다. 법무부와 교정당국 등에서는 구치소와 법조타운을 함께 짓는 것을 ‘지향’하고 있지만 이전 시점, 예산 확보 상황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다.

◇법원과 검찰청이 나란히 있는 이유는 = 구치소까지 포함한 법조타운이 새로운 ‘대세’가 되기 전까지 법조타운은 검찰청과 법원이 우뚝 서 있는 주변으로 변호사들이 사무실을 열고 자연스레 식당 등이 뒤따라 자리 잡으며 형성돼 왔다. 법원과 검찰청을 드나드는 게 일인 변호사들이 근처에 자리 잡고 그 주변으로 ‘타운’이 형성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법원과 검찰청이 마치 한 몸처럼 붙어있는 것에 법적인 근거는 없다. 검찰청법에도 전국 법원에 대응해 지방검찰청 및 지청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건물의 위치’에 대한 규정은 없다. 한 판사는 사석에서 “검찰이 자꾸 우리를 따라와”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강제 규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국 65개 검찰청 건물이 법원 옆에 위치한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법원과 검찰 측 입장이 미묘하게 갈리기도 한다. 우선 사법 행정의 편의를 위해 자연스럽게 옆에 설치됐다는 해석이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기소하는 검찰과 그 사건에 대해 법적 판단을 내리는 법원이 떨어져 있을 경우 낭비되는 행정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며 “무엇보다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검찰청과 법원이 붙어 있고 이를 둘러싸고 변호사 사무실까지 생기며 사법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는 이점도 분명히 있다. 이제 와서 이를 떨어트려 놓는 게 불가능할 만큼 ‘원스톱 사법행정’이 가능해졌다.

검찰청이 법원과 한울타리에 자리 잡으며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사법부의 판단과 비슷한 수준으로 여겨지는 효과를 누리는 점도 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많은 국민이 검찰을 사법부로 오해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법원 옆에 비슷한 외관, 비슷한 높이로 지어진 검찰청 건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 판사의 ‘농담’도 이 같은 검찰의 의도를 지적한 표현이다.

예산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법무부와 검찰, 그보다 더 힘이 없는 법원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가 이를 심의해 통과시키는 구조에서 ‘을(乙)’인 법원은 법원청사의 위치와 배치 등에 온전한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국회가 청사 이전에 빠듯한 예산을 내려주면 이를 법무부가 받아 법원청사 이전까지 맡아 처리해야 한다. 2019년 개원 예정인 수원고법 청사를 검찰청사와 떨어져 지으려던 법원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사례도 있다.

일제의 잔재라는 해석도 있다. 일본은 1890년 메이지(明治)헌법에서 삼권분립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사법성 아래 재판소와 검찰국을 두었고 자연스레 조선총독부는 재판소와 검찰청을 나란히 짓도록 했다. 이 관례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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