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大入 시안>“장·차관·실장 논의해 정시확대 결정”… ‘김상곤 패싱’ 진화나선 교육부

靑·與 압력에 장관 안거치고
朴차관이 정시확대 전화 의혹

“金, ‘절대평가’가 소신이지만
수시비율 90% 육박해 불가피”

‘김상곤 패싱 미스터리’의 진실은 뭘까.

교육부의 202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확대 요구 파문을 두고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직접 지시에 따른 조치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 지시나 여당의 압력에 의해 박춘란 차관이 김 부총리를 거치지 않고 각 대학에 전화를 했다는 소위 ‘김상곤 패싱’은 아니라는 얘기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11일 “이번 정시 확대 요청 논란은 김 부총리와 박 차관, 대학정책 담당자인 이진석 고등교육정책실장의 논의하에 결정된 것”이라며 “청와대나 여당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부총리는 정시 모집 확대가 자신의 교육 소신과는 다른 정책이지만, 수시 모집 비중이 80~90%에 육박하는 상황 역시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 이런 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맥락을 설명했다.

또 “실제 수시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순간 학부모와 교육현장에서 극심한 반발이 예상돼 지금 당장 흐름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향후 국가교육회의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연착륙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높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대학들의 2020학년도 입시 모집 요강을 취합해 보니 수시 모집 비중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사실이 확인됐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의 디딤돌이라고 할 수 있는 2020학년도 입시에서 이런 상황을 방치할 경우 대입제도 개편 방향에도 지대한 영향이 예상돼 ‘긴급 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김 부총리의 평소 소신은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시 모집 비중도 자연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지난 10여 년간 교육부의 정책 방향도 정시 모집 축소였다.

장관과 교육부의 정책 방향을 일순간에 뒤집은 탓에 교육계에서는 “대입제도 변화의 민감성을 잘 아는 교육부가 장관 소신과도 다른 정책을 차관이 달랑 전화 한 통화 해서 처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혹과 함께 ‘김상곤 패싱’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