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기식 의혹 4곳’ 압수수색>“더미래硏 수강 불참 땐 國監 보복 두려웠다”

피감기관, 고액 수강 강요 진술
법조계, 직권남용·강요죄 판단

金, 2014년 우즈베크 출국 전
일정 2일후 귀국 항공권 요구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측이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였던 2015년 당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더미래연구소’의 고액 교육 프로그램 수강을 강요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더미래연구소 프로그램에 참석한 한 대관 관계자는 1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참여를 결정하기 전 김 원장의 보좌관으로부터 참여를 독촉하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김 원장의 보좌관은 1기 수강생 모집 기간(2015년 8월 10일∼9월 8일)에 직접 피감기관 및 관련 기관, 기업 등의 대관 업무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거나 교육생 모집안내 문자를 보내고 공문 발송을 통해 참여를 독려했다. 1인 1사 참여를 강요하고 거부 시 직접 의원실로 불러들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회와 법조계에서는 김 원장이 정무위 야당 간사 지위를 이용해 교육생을 모집한 만큼 직권남용과 강요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동협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만약 피감기관 직원들에게 수업을 신청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것처럼 언급했고 수업료로 인해 재산상 이익을 챙겼다면 공갈죄도 추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가 2014년 3월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우즈베키스탄 출장에 초청한 것이 거래소에 대한 김 원장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로비용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김 원장과 그의 보좌관이 공식 일정 소화 이후에도 현지에 남아 ‘외유’를 즐긴 정황이 새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문화일보 2018년 4월 12일자 2면 참조)

이날 국회와 거래소에 따르면 김 원장은 지난 2014년 3월 24일, 2박 3일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거래소 측에 이틀 뒤인 28일 오후 귀국편으로 항공권을 끊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귀국일이었던 26일에 거래소 측 일행은 다음 출장지인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지만 김 원장과 보좌관이었던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남아 개인 일정을 소화하고 29일 오전 귀국했다. 거래소 측은 해당 출장 경비로서 김 원장에게만 449만 원, 홍 행정관에겐 437만 원을 썼다고 밝혔다.

김만용·황혜진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