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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25일(水)
알 가득찬 게, 얼마나 맛있게… ‘간장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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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웅 기자 diverkim@

4월 암꽃게가 가장 풍부한 맛

장 담그면 1년 내내 입이 호사
전남 강진에선 갈아서 젓갈로
옛 뱃사람은 새우젓 담그기도

무겁고 배딱지 하얀것이 신선
살 ·내장 조화에 바다향 가득


사랑하는 아내, 어린 사내 두 녀석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철마다 미식(美食) 여행을 떠나곤 한다. 지난 주말 목적지는 인천 소래포구. 지금이 꽃게철이라 일부러 꽃게 요리를 맛보기 위해 다녀왔다.

넷이서 산책하며 바닷가 바람도 쐬고 꽃게로 푸짐한 저녁 식사를 즐기며 이것이 사는 재미이자 행복이 아닌가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됐다. 돌아오는 길에는 싱싱하고 알이 밴 암꽃게 3㎏을 구입했다. 예전보다 어획량이 줄어 다소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지금 바로 이 시기 풍부한 꽃게 맛을 감안하면 아까운 비용은 아니었다.

봄에는 노란 암꽃게가 맛이 좋다. 봄철에 잡은 주황색 알이 가득한 암꽃게로 간장게장을 담가서 잘만 보관하면 1년 내내 알이 배어 있는 게장을 맛볼 수 있다.

간장게장은 반찬 삼아 먹으면 밥 한 그릇이 뚝딱 비워진다고 해 ‘밥도둑’이라고도 불린다. 게에 간장을 달여 부어 삭힌 저장식품인 간장게장은 다른 이름으로 ‘게젓’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담가 먹었던 전통 음식이자 한국 고유의 젓갈이다.

조선 시대 가정 살림에 관한 문헌인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는 ‘항아리에 쇠고기 조각을 넣고 살아 있는 게를 넣어 하룻밤 지나 게가 쇠고기를 모두 먹어 치우면 간장을 부어서 게장을 담갔다’고 기록돼 있다. 살코기를 듬뿍 머금고 게장으로 탄생한 게라니, 고단백에 그 맛은 얼마나 달고 맛있을지 상상이 간다.

예전에는 뱃사람들은 작업량이 많다 보니 게장을 간장으로 담그지 않고 꽃게를 잡아 배딱지 쪽을 열어서 새우젓으로 간을 해 게장을 담가 먹기도 했다. 소금을 뿌려 게장을 담백하게 담가 먹기도 했는데, 간장게장보다 감칠맛은 당연히 부족하지만 꽃게의 순수한 맛을 느끼고자 한다면 이렇게 새우젓이나 소금으로 담가 먹는 것도 괜찮다.

이렇듯 게장은 다양한 방법으로 담글 수 있는데, 전라도에서는 게장을 ‘벌떡게장’이라고 해 살아 있는 바닷게를 토막 내어 양념장을 부었다가 하루나 이틀이 지난 뒤 먹었다. 저장을 오래 못 하기 때문에 얼른 먹어 치워야 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전남 강진에는 ‘콩게젓’이라는 것이 있는데, 콩만큼 작은 게를 맷돌에 갈아 걸쭉해진 것을 소금, 고춧가루로 버무려 젓갈로 담근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게장을 ‘깅이젓’이라고 한다. 음력 삼월 보름날 썰물 때 잡아 담근다. 이때 담근 게장은 모든 병에 효험이 있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충남 서산과 태안 지역에서는 태안군에 있는 안흥이 꽃게로 유명하다. 특히 게딱지 안의 주황색 ‘장’이 가장 맛있다고 해 옛날부터 안흥항은 간장게장용 암꽃게의 주산지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배딱지가 둥근 암꽃게는 살이 부드럽고 비린내가 심하지 않으며 알이 차 있어 어떻게 요리해 먹어도 그 맛이 기가 막힌다.

싱싱한 꽃게는 무게가 무겁고 배딱지 부분이 하얀색이고, 등껍데기가 거칠고 반점이 없다. 게장을 담글 때는 살아 있는 게를 쓰는 것이 좋겠다.

게장 마니아들이 반드시 챙기는 부위가 있는데, 바로 ‘게딱지’다. 게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게딱지의 오목한 부분에 밥을 넣어 비벼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게딱지 구석 안쪽에 달라붙어 있는 게의 말랑한 살들과 내장, 게살 향이 배어 있는 간장이 서로 오묘한 맛의 조화를 이뤄내기 때문이다. 한식이 많이 알려지면서 요즘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이런 간장게장의 맛을 알아서 외국인 마니아층까지도 생겨나는 추세다. 우리 고유의 음식이 얼마나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인지 더 많이 알려지고, 세계적인 음식으로 각광받는 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다.

간장게장을 집에서 담그는 것은 왠지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신선한 제철 꽃게를 준비해 레시피만 따라 하면 누구나 간장게장을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4월 제철 꽃게로 건강한 계절 별미에 도전해보자. <끝>

정재덕(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만들어보세요



재료(2인분 기준)

암꽃게 4마리, 진간장 1리터, 건고추 2∼3개, 깐 마늘 6개, 깐 생강 1/2개, 설탕 40g, 미림 60㏄, 물 100㏄



만드는 법

1. 게는 껍데기를 솔로 깨끗하게 구석구석 문질러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게딱지가 위쪽으로 오게 해 통에 차곡차곡 놓아준다.

2. 마늘과 건고추는 씻어서 준비하고, 생강은 편으로 썰어서 넣고, 간장·미림·물·설탕을 첨가해 함께 끓이면서 불순물을 자주 제거해준다. 이때 한 번 끓어오르면 불을 꺼준다.

3. 완전히 식힌 간장은 다시 간장게장 통에 부어준다.

4. 3일째 되는 날, 다시 한 번 더 끓인 후 가라앉은 이물질은 제거하고 꽃게에 다시 부어준다.

5. 간장게장은 4∼5일 정도 숙성되면 가장 맛이 좋다.



조리 Tip

꽃게장을 담글 때는 반드시 게딱지가 위로 향하게 한 후에 간장을 부어준다. 그래야 간장이 잘 스며들고 내장이 자리를 잘 잡은 상태로 숙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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