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버스 準공영제 확대’ 검토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영향
기사 부족·노선폐지 등 우려에
광역급행버스 국고 지원 검토

정부가 버스 준공영제 도입 확대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른 가운데 법정 근로시간까지 단축되면서 운전기사 부족에 따른 노선폐지나 요금인상 같은 ‘버스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정부는 중장기적으로는 국비를 활용한 재정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버스 준공영제 도입여건 분석 및 제도적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조만간 발주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8시간에서 11시간으로 확대된 운전자 휴식시간 △올해 16.4% 인상된 최저임금 △내년 7월부터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는 주당 근로시간으로 버스업계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점을 준공영제 도입 필요성으로 들었다.

버스는 지금까지 노사합의로 근로 시간을 자유롭게 정하는 ‘특례업종’이었지만,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올 7월부터 주 68시간, 내년 7월부터는 주 52시간의 근무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국토부는 “버스 요금인상, 비수익 노선 폐지, 배차 간격 증가 등 이용객의 불편이 예상된다”며 “준공영제 도입과 관련한 지방자치단체별 예산소요액을 추정하고 지자체별 도입 여건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표준운송원가 산정의 불투명성 등 준공영제의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된다.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지자체에 준공영제 활용과 제도 개선을 제안할 계획이다. 운전인력 양성 방안, 시내·시외버스 요금인상 방안, 광역교통청 설립을 통한 광역급행형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국비 지원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는 큰 문제가 없지만 경기, 경북, 전남, 충남 등은 애로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지금은 지자체에서 전액 지원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비 지원이 필요한지 등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버스 준공영제는 민간업체가 운송 서비스를 공급하되 재정지원 등을 통해 공익성을 강화한 제도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과 부산 등 6개 지자체가 시행 중이다. 성남 등을 제외한 경기 일부 지역도 20일부터 광역버스에 한해 시행에 들어갔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