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 이후>美외교안보 투톱, 對北 ‘낙관 속 경계’… “두 눈 부릅뜨고 있다”

- 폼페이오·볼턴 취임 첫 인터뷰

폼페이오 “약속·말은 안 믿어
北의 행동과 조치 바라고 있다”
협상실패 시 군사옵션도 시사

볼턴 “核물질·미사일 다 폐기”
先비핵화 ‘리비아 모델’ 주장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사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9일 취임 뒤 첫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신중한 낙관론’을 내비쳤다. 미국은 ‘4·27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마련된 북핵 협상 프로세스에 기대를 걸면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북한에 확실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또 비핵화 이전 제재 완화 불가 입장은 물론 협상 실패 시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놓고 있다.

향후 미·북 정상회담의 실무 준비를 책임질 ‘투 톱’인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안보보좌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원칙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 2012년 2·29 합의 등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며, △CVID식 완전한 비핵화 △북한 핵시설 신고와 국제적 검증 절차 수용 △비핵화 전 대북제재 완화 불가 등도 확고히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두 눈을 부릅뜨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약속과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을 것이며, 그들의 조치와 행동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철저한 사찰·검증을 바탕으로 한 북한 비핵화 모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적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선(先)비핵화, 후(後)보상’의 리비아 모델과 1992년 남북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토대로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 단계를 감안한 방안으로 파악된다.

볼턴 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두 가지 합의를 언급하면서 미국의 양보 이전에 북한이 핵무기와 핵물질, 미사일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비핵화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생화학 무기, 미국인 억류자, 일본인 납치 문제 등도 의제가 될 것이라고 볼턴 안보보좌관은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실패 시 군사적 옵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 등은 북핵 문제의 역사적 해결이라는 낙관론을 일단 유지했다. 지난 4월 초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해서 “비핵화 달성에 대한 기회가 있는지를 타진하며 알아보려는 것이었는데, 나는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고 폼페이오 장관은 말했다.

볼턴 안보보좌관도 “어떤 구체적 증거를 볼 때까지 수사(말)에는 회의적이어야 한다”면서도 “기회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트위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언급하면서 “일이 매우 잘되고 있으며, 북한과의 회담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고 있다”면서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과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