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V’처럼 휴머니즘 담아야 ‘AI 로봇 빅뱅’서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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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1호 의료로봇 박사’ 송세경 대표, 세종포럼서 강연

“인공지능·로봇 결합한 지능로봇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 산업
로봇개발에 弘益人間 정신 필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 로봇 빅뱅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태권V처럼 인간의 정서를 반영한 로봇을 만들어야 합니다.”

송세경(50·사진) 퓨처로봇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AI 로봇 빅뱅을 이끌자’라는 주제로 재단법인 세종연구원(명예이사장 주명건)이 주최한 세종포럼의 강연자로 나서 이런 ‘철학’을 피력했다.

송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신성장 산업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한 지능로봇”이라며 “만화 속 태권V가 마징가Z와 다르게 인간 정서를 반영하고 주인공과 정신적 교감을 통해 작동하는 점에서 지능로봇의 좋은 예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국내 1호 의료 로봇 박사학위(로보틱스 및 제어)를 받았으며 삼성전자 메카트로닉스센터, 생산기술연구소와 CTO 전략실에서 지능형 서비스로봇 PM(기술총괄)을 역임한 국내 간판 로봇 전문가다.

송 대표는 로봇을 만드는 데도 ‘홍익인간(弘益人間·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봇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휴머니즘까지 담아야 한다”며 “제가 입에 달고 사는 홍익인간은 로봇 개발의 큰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봇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일찍이 내다봤다고 했다. 삼성 전략기획실에 재직하던 어느 날 머릿속에 ‘로봇이야말로 미래 산업을 선도할 핵심 분야’라는 생각이 스쳤다.

“로봇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점차 발전하는 로봇 산업을 보면서 시장의 잠재성을 깨달았습니다. 당시 삼성이 차세대 먹거리인 스마트폰 사업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저는 운 좋게도 로봇을 먼저 접하며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한 로봇이야말로 스마트폰 이후 세대의 먹거리가 될 것이다’란 확신을 굳히게 됐죠.”

이후 2009년 국내 1세대 서비스로봇 업체인 퓨처로봇을 창업하고 불모지인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늘날 퓨처로봇은 세계 20여 개국에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해 세계 서비스로봇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의 혜안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퓨처로봇이 공급한 ‘퓨로-D’ 모델은 선수촌, 경기장에서 외국어 통·번역 서비스에 투입됐다.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형태로 디자인된 통역로봇은 전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엔 관공서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송 대표는 “개발한 로봇이 전 세계인을 상대로 실시간 음성 번역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느낀다”며 “사람들이 퓨로-D 로봇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인간과 어울릴 수 있는 로봇 개발’이라는 기업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연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로봇 시장을 활짝 꽃피운 인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고 싶습니다. 우선 무인점포가 확산 중인 유통 시장에도 로봇을 투입해 시너지를 거둘 겁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