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對신흥국 수출도 올 들어선 ‘내리막길’

아르헨·터키 등 경제위기
한국 수출 전선에도 악영향

4월 對브라질 수출 12%↓
베트남 수출도 18% 감소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이후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러시아, 터키, 브라질 등 이른바 신흥국의 경기에 직접적인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에도 경기 위축에 따른 여파가 곧 들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이들 국가의 경제가 급성장하며 지난해 수출을 크게 늘렸던 만큼 악영향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최근 아르헨티나의 구제금융 신청을 계기로 터키는 비상국무회의를 소집하는 등 신흥국의 화폐가치 폭락과 자금 유출 위기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16일 관세청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對)신흥국 지역 수출액이 크게 늘어난 반면, 올해 4월엔 다소 위축되는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47억6851만 달러(5조1476억 원)에 달했던 대 러시아 수출액은 지난해 69억662만 달러(7조4639억 원)로 약 4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브라질도 44억5654만 달러에서 55억523만 달러로 24% 늘어났으며 터키와 아르헨티나 역시 각각 14%, 5%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아르헨티나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기 전인 지난 4월 신흥국 수출액이 다소 줄어드는 등 지난해 같지 않은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월 4억9400만 달러였던 대 브라질 수출액은 올 4월엔 4억3800만 달러로 상당폭 감소(-12%)했다. 아르헨은 4월 수출액이 늘어났지만, 수출 건수는 1099건에서 998건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남미 지역 4월 수출액은 22억7300만 달러에서 22억1600만 달러로 약 3% 줄어들었다. 비 중남미 신흥국인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4월 수출액 45억1700만 달러에서 올 4월 37억2300만 달러로 18% 정도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최근 신흥국 경제위기가 한국의 금융시장에는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지만 수출 면에선 해당 지역 경기 침체에 따른 위축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