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5대 정책 어젠다>“官이 지원은 하되 개입은 말아야 진정한 주민참여”

주민자치위·마을공동체

현재 주민참여가 정책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읍·면·동 차원 주민자치위원회와 일부 지역의 마을공동체 활동이다. 전문가들은 ‘관(官)’이 지원은 하되, 개입은 하지 않아야 진정한 의미의 주민참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읍·면·동 차원에서 주민자치센터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거나 결정하기 위해 꾸려진 수십 명 규모의 협의체다.

법적 근거는 없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라 설치된다. 주민자치의 실질화를 위해 읍·면·동을 주민자치 실현 공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역대 정부들이 하나같이 내세운 지방분권 관련 핵심 공약이었다. 이 같은 공약에 따라 주민자치위원회가 대부분 지역에서 꾸려졌지만,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규정이 모호해 사실상 읍·면·동의 하부기관 내지 지원기관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다.

국회 관계자는 18일 “지방자치의 중심축을 읍·면·동 등 근린생활권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주민자치위원회가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과 기능을 주되 정부나 지자체의 개입은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 예산안 심의 때 야당이 전국 200개 읍·면·동에 주민자치위원회를 설치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혁신 읍·면·동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도 이 같은 우려에서다.

농촌을 중심으로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졌던 운동에 서울시, 경기도 등이 정책적인 관심을 갖고 나서며 주민참여의 새로운 모델로 부상한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 역시 비슷하다. 관의 지원을 받으며 전국적으로 마을공동체 사업은 크게 활성화됐지만 일각에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개입이 이뤄지며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대욱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은 17일 행정안전부 지방자치인재개발원 주최로 열린 ‘지역공동체 활성화 포럼’에서 “마을공동체 정책은 ‘성과(outcome)’를 지향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예산 사업으로 변질돼 ‘산출(output)’에 집착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