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보고도 정신 못차렸나… ‘6·13 가짜뉴스’ 판친다

사이버 불법선거 기승

선관위 고발·수사의뢰 3630건
4년前 1318건보다 3배로 늘어
금품 받고 조직적 온라인 홍보
허위사실 공표 87.7% 압도적
與野, ‘가짜뉴스 대응팀’ 분주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온라인 여론 조작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사이버 선거 범죄는 여전히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6·13 지방선거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가짜뉴스와 흑색선전 제작·유포에 대한 경계심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회 자료에 따르면 지방선거 ‘D-20일’이었던 지난 24일 기준, 온라인상 ‘비방·흑색선전’으로 인해 선관위로부터 고발·수사 의뢰·삭제요청 등의 조치를 받은 사례는 총 363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 ‘D-20일’ 기준 1318건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3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항목별로는 허위사실 공표가 3184건(87.7%)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제6회 지방선거 당시 686건 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후보자 비방으로 선관위 조치를 받은 사례는 446건을 기록, 4년 전 632건 보다 소폭 감소했다.

비방·흑색선전 외에도 여론조사 공표와 관련한 부정행위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선관위의 ‘여론조사결과 공표·보도 위반 행위’와 관련한 고발 건수는 지난 24일까지 5건을, 경고 조치는 14건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무분별한 온라인상 확대·재생산 여파로 이 기간 관련 게시물 삭제 요청은 무려 1만4131건에 달했다. 지역·성별 비하 및 모욕 행위도 여전해 삭제 요청이 같은 기간 동안 1555건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불법 선거운동이 오프라인에서 SNS와 블로그 등을 이용한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 관계자는 “금품을 받고 조직적으로 온라인 홍보에 나서는 불법 선거운동이 늘고 있다”며 “특히 강력한 단속과 계도 활동 덕에 오프라인 선거 범죄는 갈수록 줄고 있는 반면 온라인 선거 범죄는 유통 속도와 막대한 파급력 탓에 오히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온라인 선거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정치권도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여야는 지방선거를 겨냥, 일찌감치 ‘가짜뉴스 대응팀’을 만들어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강화해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선관위에 신고 또는 제소할 것인지 등을 판단해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