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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31일(木)
군사동맹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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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다음 달 11∼12일 나토(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폴란드 내 상시 주둔 미군(美軍) 기지 건설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한 언론이 폴란드 국방부 문서 ‘미군의 폴란드 영구 주둔 제안서’를 지난 27일 인용 보도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폴란드의 공동 군사시설 건립과 미군의 유연한 이동을 위해 15억∼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지원 비용을 제공하기로 약속할 것을 제안한다’는 내용인데, 미군 기지와 미군 가족을 위한 의료시설, 학교, 운동시설 위치에 대한 정보까지 상세하게 서술돼 있다. 이 보도에 대해 폴란드 국방부는 이 제안서는 기밀문서가 아니며, 이미 미국 정부와 의회에 전달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크렘린 대변인은 폴란드에 미군 기지가 배치되면 러시아의 대응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토군의 러시아 접경국 상시 주둔을 금지한 1997년 나토-러시아 협약의 위반이란 것이 러시아 측 입장이다. 또, 독일과 이탈리아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은 나토 방위비 및 미군 주둔비 증액을 위한 명분으로 활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방위비에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지키는 회원국은 폴란드·영국·루마니아·그리스·에스토니아 등 5개국뿐이다.

폴란드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군 유치에 적극적이다. 현재 폴란드에는 미군 기갑부대 35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이는 동유럽판 키리졸브 연습인 ‘애틀랜틱 리졸브(Atlantic Resolve)’를 위해 순환 배치된 병력이다. 폴란드는 이런 일시 주둔이 아니라 상시 주둔을 원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미국·영국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병력인 25만 자유 폴란드군이 연합군에 가담해 싸웠다.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 격추당한 독일 공군기의 12%가 폴란드군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얄타협정’으로 소련 위성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군사적 기여도가 더 적었던 드골의 자유 프랑스가 승전국이 된 것과 너무나 대비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폴란드는 이런 아픈 경험으로부터 냉엄한 현실주의 국제정치를 몸으로 배우게 됐다. 미군 주둔이 자주권 훼손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폴란드 국방부는 ‘동맹군 주둔 문제를 제3국이 왈가왈부하는 것이야말로 자주권 침해’라고 응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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